[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기자]“(경기가)안 풀릴 때 비결은 멘탈이다.”

그야말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선발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퍼레이드다. 벌써 6경기 연속 QS+를 달성하며 강철체력을 뽐냈다. 그 덕분인지 KT 투수 중 처음으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마법사군단의 국보급 사이드암 우완투수 고영표(31)의 얘기다. 고영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멘탈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고영표는 지난 13일 수원 NC와의 경기 전 만나 전날 선발등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12일 NC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1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QS+를 달성했다. 올 시즌 15번째 QS+를 기록한데 이어 6경기 연속 QS+행진이다.

특히, 이날 고영표는 안타 13개를 허용했음에도 3실점이 전부였다. 초반부터 실점하며 힘든 경기가 이어졌지만 두 번의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것이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KT는 9회 말 문상철의 역전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고영표는 “사실 등판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초반부터 빗맞은 안타도 나오면서 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9회 말 역전 끝내기로 승리하면서 참 기묘한 하루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경기 전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럼에도 그는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내며 결국에는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았음에도 QS+를 이룬 비결이 있을까.

고영표는 “멘탈이다. 마운드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른 것 같다”며 “어제 만루 위기가 두 번 있었는데 문득 겁도 났다. 던지다가 안타 하나만 맞아도 2실점이기 때문이다. 내가 선발투수로서 이닝을 끌어가려면 공격적인 투구가 돼야 5이닝 이상은 끌어갈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승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제는 초반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그래서 멘탈을 잡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며 “그 결과 땅볼로 처리하고 운도 많이 따라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10승5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이다. KT에서 처음으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21경기에 나서 132.2이닝을 소화하며 15번의 QS+를 수확, 강철체력을 자랑했다. 경기 당 6.2이닝 이상을 소화한 셈. 게다가 올시즌 볼넷을 단 11개만 내준 것도 스스로가 만족스럽다. 경기 당 볼넷은 0.8개로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고영표는 “매 경기마다 많은 이닝을 끌어갈 수 있는 것이 제일 만족한다. 또한, 볼넷이 적은 것도 아주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최대한 볼넷을 내주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볼넷이 적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유형이다. 피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을 줄여서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아가는 것이 내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시즌 끝까지 한 경기 당 볼넷 개수 부분의 영점 대 기록을 지키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일단 기회가 왔다. 시즌 막판까지 기회가 온 거니깐 그 기회를 잡고 싶다. 끝까지 (볼넷 개수를)영점 대 안으로 해서 KBO 역사에 남는 기록을 새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QS+도 20번까지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쉼 없이 달려온 고영표는 잠시 휴식을 갖는다. KT는 13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고영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KT 관계자는 “휴식차원의 말소다”고 설명했다.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에이스의 역할을 다한 고영표. 휴식 후 돌아온 고영표가 남은 시즌 KT의 순위를 더 높은 곳으로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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