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토트넘의 새 캡틴’으로 거듭난 손흥민이 개막전에서 나온 현지 언론의 혹평에도 희생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사냥하는 데 앞장섰다. 슛 1개에 불과했지만 공격수 중 최고 평점을 받으며 남다른 클래스를 재입증했다.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 팀이 2-0으로 완승하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지난 14일 브렌트퍼드와 개막 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해 ‘주장 데뷔전’을 치렀으나 75분간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팀도 2-2로 비겼는데, 경기 직후 주요 축구 통계업체로부터 팀 내 최저 평점을 받았다.

영국 ‘미러’는 ‘손흥민이 로메로의 헤더 (선제)골로 (토트넘이) 리드를 잡은 직후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 옌센을 어설프게 막으려고 했고, 브렌트포드는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얻었다’면서 ‘그가 (일시적으로) 폼이 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세계 정상급 능력을 더는 볼 수 없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혹평했다. 이제 갓 1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다소 가혹한 평가였다.

맨유와 두 번째 경기는 그야말로 손흥민이 주장 완장의 무게를 느끼면서 희생하는 마음으로 뛰었다. 최전방의 히찰리송, 오른쪽 윙어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동료 공격수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기회를 주는 등 ‘도우미’ 구실을 했다.

토트넘은 후반 4분 파페 사르의 결승골에 후반 38분 상대 자책골을 더해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55회 볼을 터치해 슛 1개에 그쳤다. 그러나 기회 창출이 4회였고 지상 볼 경합도 6회나 이겨냈다. 드리블도 3회 성공했다. 상대 반칙도 두 차례 얻어내는 등 공격 지역에서 욕심을 내지 않고 팀 플레이에 주력했다.

평점에서 히찰리송이 5.8, 클루셉스키가 6.9로 저조한 점수를 받은 가운데 손흥민은 8.2였다. 결승골을 넣은 사르의 8.5점 다음으로 가장 높은 점수였다.

또다른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사르에게 가장 높은 7.9점을 줬고, 손흥민에게는 필드 플레이어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인 7.7을 매겼다. 그만큼 손흥민이 ‘언성 히어로’ 역할을 잘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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