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1년 전과 마찬가지다. 전체 3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롯데의 선택에 따라 드래프트 판도가 결정된다. 내달 14일에 열리는 2024 신인 드래프트 또한 작년처럼 최상위 2순위까지 확정, 3순위부터 혼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지명 당일까지 장담할 수 없다. 2022년 9월 15일에 열린 2023 신인 드래프트가 그랬다. 1순위 한화의 김서현 지명, 2순위 KIA의 윤영철 지명은 일찍이 확정됐다. 3순위 롯데가 물음표였는데 4순위 NC부터 5순위 SSG, 6순위 키움, 7순위 LG 등도 롯데의 선택에 맞춰 시나리오를 짰다. 김민석, 김범석, 신영우 등이 롯데 마지막 후보군에 자리했고 결과는 김민석이었다.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2024 신인 드래프트도 그렇다. 1순위 한화 황준서, 2순위 두산 김택연 흐름으로 드래프트 행사의 시작점이 찍힐 확률이 높다. 좌투수 황준서는 고교 2학년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며 두각을 드러냈다. 안정된 투구 메커닉에 속구와 변화구 모두 뛰어나다. 제구가 안정된 만큼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면서도 발전 가능성 또한 높은 최대어로 꼽힌다.
김택연은 점점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일찍이 1라운드 후보군에는 이름을 올렸는데 청룡기에 이어 대통령배까지 절정의 투구를 선보이며 이번 드래프트 우투수 최고로 자리했다. 단순히 구속이 시속 150㎞ 상회하는 것을 넘어 당장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수직 무브먼트까지 보유했다. 변화구를 던지는 감각도 뛰어나 프로 입단 1년차부터 중간 투수로 1군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그다음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번 드래프트도 롯데가 지명할 3순위부터 혼전이다. 경북고 전미르, 장충고 육선엽, 휘문고 김휘건, 강릉고 조대현 등이 3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롯데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4순위 삼성부터 5순위 NC, 6순위 KIA, 7순위 KT가 데려올 선수들이 줄줄이 확정된다. 8, 9순위 지명권을 모두 보유한 키움 역시 롯데의 선택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3순위 후보군 중 가장 흥미로운 선수는 전미르다. 투수로서 150㎞ 강속구를 던지고, 타자로서 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는 투웨이 플레이어다. 그동안 롯데가 선호해온 운동능력과 잠재력이 특출난 유형이기도 하다. 다만 즉시전력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대형 타자로 올라설 가능성은 충분하나 투수와 타자 모두 1군에서 활약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이 많다.
육선엽과 김휘권은 다른 특징이 있다. 둘 다 빠른 공을 던지는데 밸런스는 육선엽이, 구위는 김휘건이 다소 우위라는 평가다. 비교 대상을 꼽자면 육선엽을 두고 안우진, 김휘권을 두고 김진우를 떠올리기도 한다.
신장 190㎝ 중반대의 조대현도 미래를 고려하면 놓치기 어렵다는 평가다. 매년 기량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큰 키에 비해 투구 밸런스가 안정됐다. 2, 3년 숙성 기간을 거치면 힘이 붙으면서 무시무시한 투수가 될 수 있다.
늘 그랬듯 최상위 라운드는 투수 강세다. 이번 드래프트는 특히 그렇다. 그 어느 때보다 150㎞ 이상을 던지는 장신 우투수가 많다. 그런데 한명 한명 유심히 살펴보면 각자 다른 장점이 있다. 더불어 리그에서 더할 나위 없이 귀한 오른손 거포 자원도 있다.
드래프트 원칙은 똑같다. 순번에 맞춰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다. 최근 드래프트마다 두둑하게 미래 자원을 담았던 롯데가 다시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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