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기자] “선발이 워낙 안정화됐더라.”

KT위즈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연패를 거듭하며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는데, 후반기 들어 반등하더니 어느새 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내친김에 리그 1위 LG트윈스의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마법’ 같은 순위반등에 모두가 그 이유를 ‘선발 안정화’라고 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지난 2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KT가 선발들이 워낙 안정됐고,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니 2위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보는 KT의 반등원인은 바로 ‘선발투수의 호투’다. KT는 ‘에이스’ 고영표를 필두로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 엄상백, 배제성으로 이어지는 5명의 선발진이 탄탄하다.

KBO리그 후반기가 시작된 지난달 20일 이후 5명의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횟수는 다음과 같다.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버텨주면 남은 3이닝을 불펜투수들이 돌아가며 막아줄 수 있다. KT는 반등을 시작한 후반기에 선발투수들이 26경기 동안 18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줬다. 그동안 KT는 27경기에서 22승 5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815다.

KIA 김종국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이닝이터’(이닝을 오래 소화해주는 것) 역할을 잘 해야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최근 팀 선발 투수들이 조기강판한 것을 에둘러 표현하며 “우리도 승리하려면 선발들이 많은 이닝을 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팀의 ‘마법’같은 승리 행진 비결로 “타선이 점수를 뽑아줘야할 때 뽑아줬고, 불펜진이 이 점수를 잘 지켰다”고 밝혔다. KT는 후반기 팀 타율이 0.275로 리그 5위에 불과한데, 적은 득점으로도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이 3.14로 이 부분 압도적 1위를 달리기 때문이다.

KT 선발투수들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3.11로 이 부분 1위고, 구원투수들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역시 3.19로 LG(ERA 2.50)에 이어 2위다.

결국 야구는 ‘선발 투수’ 놀음이다. 그리고 KT는 이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