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기쁨을 누려야 할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이 ‘키스 게이트’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스페인 언론 아스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81명의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의 사퇴하기 전까지는 A매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스페인 대표팀이 여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두 손으로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해 논란을 일으켰다. 공적인 자리에서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로 과한 행동을 한 만큼 성추행이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후 에르모소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라고 밝혔고, 루비알레스 회장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에르모소가 가입한 노동조합인 풋프로 역시 24일 성명을 내고 “이 행위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조치가 채택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당시 감정이 벅차올라 실수를 저질렀다”라며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사과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서 “축구협회장의 사과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고,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퇴할 것처럼 보였다.

예상과 달리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퇴를 거부했고, 이제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서 징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섬에 따라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면초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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