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류현진(36·토론토)이 ‘콘트롤 마스터’로 돌아왔다. 구속은 느리지만, 공격적을 던진다. 정확한 제구와 효율적인 볼배합이 부활의 원동력이다. 슬로우 커브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실점 2자책점으로 3연승(1패)을 달렸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를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70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29개), 체인지업(19개), 커브(13개), 컷패스트볼(9개)을 섞었다. 최고 구속은 90.8마일(146.1km)에 그쳤지만, 스트라이크가 49개였다. 느린 구속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는 증거다.
완벽한 제구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은 “제구가 잘됐다. 구속 변화를 주는 모습도 좋았다. 기술이 뛰어난 베테랑 좌완투수”라고 칭찬했다. 류현진도 “과거만큼 빠른 공을 던질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은 제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 외에 커브 구사까지 늘리고 있다. 매 경기 10개 이상의 커브를 섞고 있다. 특히 60마일 중반대 슬로우 커브는 느리지만 큰 낙폭의 궤적으로 타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전에서도 4회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상대해 최저 64.6마일(104km)의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백미(白眉)였다.
지난 21일 신시내티전에서도 2회말 무사 1루에서 조이 보토를 상대로 65.5마일(약 105.4㎞)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5회에도 데 라 크루즈가 류현진의 66.8마일(약 107.5㎞)짜리 슬로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은 140km 중반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슬로 커브를 통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미소짓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롭 프리드먼은 자신의 SNS에 류현진의 슬로 커브 영상을 올리며 “이 아름다운 커브를 보라. 올시즌 빅리그 선발 투수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한 공들 중 가장 느리다”라며 감탄했다.
올시즌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113㎞다. 메이저리그 342위에 해당하는 구속이다. 하지만 그 느린 커브가 전성기 시절에 비해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을 보완하는 류현진의 새로운 생존무기가 되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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