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결과가 중요하죠.”
KT 이강철(57) 감독이 손사래를 쳤다. 한창 페이스가 좋은 상황. 팀이 잘하니 당연히 기분도 좋다. 대신 ‘우주의 기운’은 아직 아니란다. 결과가 잘 나와야 기운도 있다고 했다. 무심하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하늘이 돕는다고 하더라. 그런 거 아니다. 이기고, 결과가 잘 나와야 돕는 거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KT는 8월 들어 18승 4패를 달렸다. 이날 경기에 패해도 18승 5패다. 그래도 승률 0.783이다. 이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이기면 19승 4패, 승률 0.826이 된다.
어느새 순위도 2위까지 올라섰다. 3위 SSG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1위 LG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금방이라도 뒤집을 기세를 보인다.
최근 운도 따른다. 지난 29일 경기를 했다면 대체 선발 김민이 나갔어야 했다. 올시즌 첫 선발 등판. 긴 이닝이 쉽지 않다. 불펜 소모가 많을 뻔했다.
결과적으로 등판은 없었다. 비가 오면서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대체 선발 자리 자체가 사라졌다. 이강철 감독은 “비가 왔으면 했다”고 털어놨다. 그대로 됐다.
30일도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역시나 비 때문이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로 인해 다음주 선발 로테이션 소화가 수월해졌다.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를 고스란히 쓸 수 있다. 상대가 LG-SSG다. 경기 말미 빅 매치가 성사됐다.
31일에도 KT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 삼성 선발이 테일러 와이드너에서 홍정우로 갑자기 교체됐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아침에 연락받았다”고 했다.
와이드너가 심한 감기 증세를 겪고 있어 등판이 어렵다. 같은 유형의 투수가 나서야 하기에 우완 정통파 홍정우가 나서게 됐다.
사실 와이드너는 올시즌 KT를 상대로 2경기에 나서 6이닝 1실점-6이닝 2실점으로 다 좋았다. 평균자책점 2.25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와이드너한테 약했다. 우리만 만나면 잘 던지더라”고 웃었다. 이런 투수를 피했다. 호재다.
이처럼 잘 풀리고 있는 KT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우주의 기운 같은 거 모른다. 어쨌든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것 아닌가. 결과가 잘 나와야 하늘이 도와준 것 아니겠나”라며 “부담 주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리고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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