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민규기자]“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 그리고 팬들께 죄송하다.”

영웅군단의 ‘에이스’ 안우진(24)이 끝까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안타까운 수술소식을 전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팔의 피로누적에 결국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 것.

키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3 KBO 리그 KT와의 주말3연전 둘째 날 경기를 앞두고 안우진의 수술소식을 알려왔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이 지난 1일 피로누적으로 생긴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청담리온 정형외과를 방문했다”며 “치료 전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대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고 곧바로 MRI(자기공명영상)와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검진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내측측부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의에 따르면 한 달 전 병원검진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부위가 급성으로 악화된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안우진의 팔 피로누적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래서 아직 시즌이 남았지만 무리를 해서 등판시킬 것인지, 아니면 휴식을 줄 것인지에 대해 고심 중이었다. 실제로 안우진은 지난해 정규시즌 196이닝에 더해 포스트시즌에 한국시리즈까지 총 222.2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도 벌써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150.2이닝을 소화하며 164탈삼진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중이다. 에이스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지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팔 피로누적이 상당히 컸다는 얘기다.

전날 경기 전 만난 홍 감독은 “안우진이 작년 포스트시즌까지 220이닝을 넘게 던졌다. 그래서 올해 초 굉장히 우려스러웠다”며 “안우진이 몸 관리를 철저히 잘하는 선수고 나이가 어리지만 누적된 피로를 지나칠 수 없다. 계속 누적되다 보니 지금 팔의 피로도가 매우 높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전반기와 후반기, 휴식을 부여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인 것 같다”며 “안우진은 우리 팀뿐만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어떤 목표를 위해서 무리를 시켜서 해야 될지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매일매일 (안우진의)체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 측은 치료를 위해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별도의 추가 검진 없이 빠른 시일 내 수술 일정과 병원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안우진의 수술과 재활, 회복을 위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안우진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 “시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팬들께 죄송하다.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팀이 어려운 시기에 빠지게 돼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 선수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수술 잘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