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모든 팀이 에이스가 될 선발 투수를 원하지 않나. 나라면 육선엽을 선택하겠다.”

1년 전과 흡사한 2024 신인 드래프트다. 전체 1, 2순위 주인공은 뚜렷한데 3순위부터 물음표다. 이변이 없다면 전체 1순위 한화의 선택은 장충고 좌투수 황준서, 2순위 두산의 선택은 인천고 우투수 김택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보여준 김택연의 모습이 강렬했지만, 그래도 스카우트들은 한화의 선택이 바뀌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3순위다. 2년 연속 3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롯데의 선택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롯데의 선택을 돌아보면 경북고 전미르 확률이 높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전미르는 이번 드래프트 대상자 중 파워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아직은 원석에 가깝지만 향후 리그에서 희귀한 오른손 파워히터가 될 수 있다. 투수로서도 매력이 있다. 유연한 투구 메커닉으로 150㎞를 던진다. 현재 기량은 투수로서 더 뛰어나고, 잠재력은 타자로서 더 높다는 평가도 들린다.

롯데는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특출난 툴을 지닌 선수들을 선호해왔다. 콘택트에 있어 최고 평가 받는 김민석부터 강속구 투수로서 잠재력이 뛰어난 이민석, 5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나승엽 등이 그랬다.

그런데 투수로서 잠재력만 보면 전미르보다 장충고 우투수 육선엽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많다. 스포츠서울이 전체 6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KIA부터 10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SSG까지 5구단 스카우트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가 그랬다. ‘만약 3순위 지명권이 있다면 누구를 지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기권한 1구단을 제외한 4구단 스카우트 중 3구단 스카우트가 육선엽을 선택했다.

A구단 스카우트는 “육선엽은 피지컬이 정말 좋다. 팔다리가 긴 투수로서 이상적인 신체 조건이다. 시즌 치르면서 투구폼을 수정했는데 밸런스가 한층 안정됐다. 이미 150km까지 나오는데 나중에 구속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3순위 지명권이 있다면 육선엽을 뽑는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육선엽을 뽑은 B구단 스타우트는 “신체 조건이 아주 좋은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제구력이 잡힌 투수라 더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모든 팀이 에이스가 될 선발 투수를 원하지 않나. 나라면 육선엽을 선택할 것 같다”고 답했다.

C구단 스카우트 또한 “선발 투수로 장점이 확실한 투수다. 우리 팀이 3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고 내가 선택한다면 육선엽”이라며 “물론 팀마다 사정이 있다. 필요한 포지션도 다르다. 전미르도 고민하겠지만 그래도 더 좋은 선수를 뽑는다면 육선엽이 근소하게 우위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반면 D구단 스카우트는 전미르의 운동 능력에 주목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데에서 드러나듯 탁월한 운동 신경을 지녔고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투타가 두루 능해 선택지가 넓은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육선엽과 전미르 다 높게 보는데 개인적으로 전미르를 뽑고 싶다.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 모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 않나. 전미르는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이 정말 좋다. 당장 가치는 투수가 높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투수로는 내년에 바로 1군에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둘다 잘하니까 하나가 안 되면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롯데가 육선엽을 선택하면 전체 4순위 삼성은 전미르를 선택한다. 반대로 롯데가 전미르를 선택하면 삼성은 육선엽으로 갈 확률이 높다. 롯미르와 삼선엽 혹은 롯선엽와 삼미르다. 결과는 2024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는 오는 14일 오후에 나온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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