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아시안게임 3연패는 ‘골든 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왼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오는 19일(한국시간) 오후 8시 중국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쿠웨이트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E조에서 쿠웨이트, 바레인, 태국을 상대한다. 각 조 2위와 3위 국가 중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막내 형’ 이강인은 이번 대표팀에서 핵심 자원이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가파른 성장세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그리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으며 주가를 올렸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주축인 1998~1999년생보다 2~3살 어리다. 그럼에도 특출난 재능을 갖고 있다. 드리블 돌파는 물론 좌우 전환과 전진 패스에 능한 자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밀집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일대일 돌파는 물론 창의적인 패싱력을 보유한 이강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다만 이강인의 대표팀 합류는 다소 늦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지난 7월 파리생제르맹과 계약할 때 아시안게임 출전 관련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허벅지 부상을 딛고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이강인은 16일 니스와 프랑스 리그1 5라운드에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조별리그를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장시간 비행과 시차 적응이라는 과제도 떠안는다.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 역시 4년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으나, 금메달을 견인한 바 있다.

황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수비수 박진섭, 미드필더 백승호(이상 전북 현대), 측면 수비수 설영우(울산 현대)를 발탁했다. 그만큼 이강인을 필두로 엄원상(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영욱(김천 상무) 등 2선 자원들이 풍부하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이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대표팀은 애초 첫 경기 1주일 전에 입국하길 원했다. 황 감독이 직접 훈련장을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참가국들에 첫 경기 사흘 전에 입국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지 적응을 미처 하기도 전에 실전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극복해내야 한다.

일본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대학 선수를 주축으로 팀을 꾸렸고, 이번에도 아시안게임보다 내년에 있을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무게를 두고 있다. U-23 연령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우즈베키스탄과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황선홍호의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축구대표팀도 오는 19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지난달 막을 내린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여자대표팀은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중국 저장성 윈저우시 윈저우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2일 미얀마전을 시작으로 본격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필리핀, 홍콩과 한 조다.

해외파인 이금민(브라이턴), 이영주(마드리드CFF) 등이 제외됐고, 소속팀이 없는 조소현도 함께하지 못한다. 지소연(수원FC)은 물론 이민아(현대제철)가 부상을 털고 합류했다.

여자대표팀은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아직 여자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은 없다. 다만 여자대표팀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8강에서 강적 일본을 만나야 하는 대진을 받아들여야 한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