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기자] “가장 중요한 건 두산과 LG팬이다.”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앞서 LG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과 만나 전날 서울시가 기습 발표한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는 두산·LG 등 잠실야구장을 쓰는 구단들이랑 전혀 이야기되지 않은 거다. 그 상태로 발표된 것”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두산, LG팬이지 않나. 팬들의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새로운 구장을 짓는 건 중요하지만, 이분들이 불편함 없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고,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두산·LG 구단과 서울시가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팬분들이 가장 첫 번째다. 어디서 야구를 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잖나. 대체 구장으로 초기에 논의된 잠실 종합운동장이 안전 문제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종합운동장을 배제해선 안 된다. 팬분들도 하던 곳 가장 옆으로 찾아오는 게 중요하다. 물론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는 서울시나 두 구단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통로 안전 문제라는데 통로는 넓게 만들면 되는 거고, 크게 어렵다는 생각은 안 든다. 또 멕시코리그는 축구장과 야구장을 겸해서 쓰는 곳이 많다. 축구장을 개조해 야구장을 만들어놨더라. 6년 긴 시간인데, 팬들 입장에선 엉뚱한 데로 가버리면 말이 안 되잖나. 불편하잖나. 팬분들, 특히 팬분 중 서울시민 팬들이 불편함을 안 겪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프로야구가 태동한 동대문야구장에 이어 긴 역사를 자랑하는 잠실야구장까지 사라진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인이 바보다. 동대문야구장 사라질 때 야구인들이 한데 모여 데모 한 번 안 했다. 동대문야구장 없어질 때도 우리가 잘못한 거다. 거기서부터 꼬였다. 야구인이 반성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와 같은 대규모 돔구장과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복합단지’를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6년 초 착공해 2031년 말 준공하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2032년부터 잠실 돔구장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 공사비 약 5000억 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그 6년이 시간 동안,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던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는 갈 곳을 잃게 된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습 발표된 계획에 LG 염경엽 감독이 “팬이 가장 중요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이유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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