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화=박준범기자]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U-23 대표팀)’가 화끈한 득점력으로 공격진 ‘우려’를 불식하며 첫판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9-0 대승했다. 놀라운 화력쇼를 뽐내며 승점 3을 확보한 한국은 조 1위로 올라섰다. 오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태국을 상대한다.

황선홍호는 대회 전부터 공격진, 특히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명단에 포함된 최전방 공격수는 안재준(부천FC)과 박재용(전북 현대), 두 명인데 국제 대회에서 크게 두각을 보인 선수가 아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에는 붙박이 공격수 황의조(노리치시티)는 물론 손흥민(토트넘)도 존재했다.

일각에서는 ‘역대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 황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설영우 백승호 박진섭) 모두 수비수 또는 미드필더를 선택했다. 황선홍호의 핵심인 ‘골든 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도 못했다.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1일 오후에 합류할 예정이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별리그 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황 감독은 그런 우려를 2선 자원의 장점 ‘극대화’로 이겨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안재준과 박재용이 아닌 조영욱(김천 상무)을 택했다. 조영욱은 제공권이나 몸싸움에 능하기보다 공이 없을 때 움직임과 페널티박스 안에서 해결 능력이 강점인 공격수다.

여기에 2선 조합을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고영준(포항 스틸러스)~엄원상(울산 현대)으로 꾸렸다. 순간적인 움직임과 스피드로 쿠웨이트의 수비 뒷공간을 줄기차게 공략했다. 특히 2선 자원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쿠웨이트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득점이 터지며, 황 감독의 전략이 적중했다. 조영욱의 침투 패스를 쿠웨이트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이를 수비 경합에서 이겨낸 정우영이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9분에는 조영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 번 불을 뿜은 대표팀의 득점포는 쉬지 않았다.

전반 44분에는 백승호가 프리킥으로, 추가시간엔 정우영이 재차 골 맛을 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대표팀의 4번째 골이 터지자, 쿠웨이트 벤치에서는 물병을 땅으로 집어 던지기도 했다. 정우영은 후반에도 한 골을 추가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선발 출전한 1~2선 공격수 4명 중 3명이 골 맛을 봤고 이들 전원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소득도 얻었다. 뿐만 아니라 후반 10분에는 벤치를 지키던 공격수 안재준과 박재용을 동시에 투입해 또 공격 옵션을 테스트하는 동시에 큰 대회 적응을 위한 기회까지 부여했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은 소규모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승리를 함께 만끽했다.

더욱이 쿠웨이트전은 이번 대회 한국 전체 선수단의 첫 경기라는 ‘의미’도 있었다. 또 한국 선수단 본진은 20일 항저우로 들어온다. 그에 앞서 축구는 조별리그를 시작했다. 금메달 50개, 종합 3위를 목표로 내세운 한국 선수단의 ‘사기’ 진작에도 큰 공을 세운 셈이다.

한편, 앞서 열린 E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태국과 바레인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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