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화=박준범기자] 로테이션에도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황선홍호(U-23 대표팀)’가 더 강해진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태국을 4-0으로 대파했다. 2연승으로 승점 6을 확보한 대표팀은 오는 24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와 관계 없이 조 1위,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황 감독은 태국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틀 전 치른 1차전 쿠웨이트(9-0 승)전과 비교하면 선발진이 무려 5명(설영우 이재익 홍현석 안재준 박재용)이나 바뀌었다.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절반을 교체한 것이다. 쿠웨이트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우영과 멀티골을 넣은 조영욱도 태국전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휴식일이 하루밖에 없었고, 진화의 고온다습한 날씨로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황선홍호는 강했다.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고영준의 오른발 크로스를 홍현석이 뛰어들며 헤더로 연결, 선제골을 터뜨렸다. 5분 뒤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박재용이 상대 수비수와 경합 후 패스한 공을 안재준이 잡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적립했다.

한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8분 고영준의 침투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페널티박스로 진입한 뒤 오른발 슛으로 팀의 세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엔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 이재익의 왼발 슛이 그대로 골문을 통과했다.

황선홍호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2선 자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며 2경기 연속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또 이날 후반 들어 교체를 통해 선수의 출전 시간도 조절하는 여유를 발휘했다. 후반 9분이 되자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백승호와 박진섭이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1차전에 결장한 수비수 이재익과 김태현은 태국전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엔트리 22명 중 골키퍼 2명(민성준 김정훈)과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송민규, 이제 막 합류한 ‘골든보이’ 이강인을 제외하고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만큼 황 감독은 선수의 실전 감각 유지와 컨디션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는 토너먼트에서 선수단의 두터운 뎁스는 중요하다.

황선홍호의 전력은 앞으로 더욱 강해진다. 실전을 통해 선수 간 유기적인 움직임과 호흡이 맞아들어가는 모습이다. 9월 A매치 기간 성인대표팀의 영국 원정길에 다녀온 홍현석과 설영우도 태국전에서 85분 이상을 소화하며 예열했다.

모두가 합류를 바라던 대표팀 ‘핵심’ 이강인이 태국전이 열린 21일 선수단에 합류해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장시간 비행을 한 탓에 그는 태국전에 뛰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전에는 황 감독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강인까지 2선 경쟁에 뛰어들면 공격력은 더욱 매서워진다. 황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공격력 우려를 씻고 쾌조의 2연승을 달린 한국은 3차전에서 숨고르기를 한 뒤 토너먼트를 대비, 본격적인 대회 3연패 및 금빛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됐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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