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화=박준범기자] 3차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쿠웨이트(9-0 승)와 태국(4-0)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2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황선홍호는 오는 2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을 상대한다. 이미 16강을 확정한 황선홍호라 3차전 결과의 큰 중요성은 없다. 그렇다고 3차전을 허투루 보낼 생각은 없다. 황 감독은 이미 토너먼트 준비에 돌입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 들어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승리의 기쁨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 1차전에 끝난 뒤에도 황 감독은 “자신감을 갖되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 자칫 (대승이) ‘독’이 될 수 있다”라고 자만심을 경계했다.

그렇기에 3차전 과제는 있다. 우선 지난 21일 ‘지각 합류’한 핵심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이강인은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동료들과 해후했다.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소속팀과 성인대표팀에서는 측면 공격수로도 뛴다.

황 감독은 이강인 활용법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구상은 어느 정도 마친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21일 태국전을 앞두고 벤치에서 이강인과 20분가량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황 감독은 “접점이 많았다. 내 생각과 방향을 사심 없이 공유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선수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훈련과 실전을 통해 이강인의 포지션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도 22일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내 몸 상태보다는 동료들과 호흡을 얼마나 빨리 맞추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황 감독도 “새로운 선수들이 여럿 있다. 전체적으로 훈련을 같이하지 못했다. 조합에 대해서 준비해야 한다. 확인하는 시간으로 삼을 계획이다. 3차전은 16강을 준비하는 단계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의 파트너 찾기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선에는 백승호(전북 현대)가 지키는 가운데 홍현석(KA헨트),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정호연(광주FC) 등이 2선 중앙에서 뛸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된다. 어떤 조합을 통해 공수 밸런스를 갖추면서 공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황 감독은 적극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여러 조합의 실험을 하고 있다. 2차전에는 중앙 수비진에 이재익(서울 이랜드)을 중심으로 박진섭(전북)과 김태현(베갈타 센다이)도 호흡을 맞췄다. 2선에도 근육 부상에서 회복한 송민규(전북)의 3차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 황 감독은 22일 훈련을 앞두고 송민규를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3차전이 될 전망이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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