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민족대명절 한가위, ‘새로운 인류’로 떠오른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 Z세대인 유다연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Z세대 연예인들도 즐겨입는 올드머니룩과 블록코어룩을 분석해 기성세대가 Z세대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유행은 돌고 돈다. 패션의 세계에는 ‘돌고 도는’ 유행의 법칙이 있다. 70년대 나팔바지, 80년대 글래머러스룩, 90년대 배꼽티, 2000년대 Y2K패션, 2010년대 스키니진까지. 각 시대를 조명했던 패션들이 2020년대 재조명되고 있다. 연예인들이 선도하기 시작한 Z세대의 패션 특징은 레트로룩을 2023년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특정시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 시대별 특징을 믹스 앤 매치해 2023년의 새로운 패션으로 거듭났다.

◇‘셀러브리티’ 속 이청아처럼…‘영앤리치’ 고급스럽게 표현한 올드머니룩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의 한 장면. 극중 5선 국회의원의 딸이자 법무법인 태강의 며느리인 윤시현(이청아 분)은 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선보이곤 한다. 샤넬이나 구찌같은 명품브랜드 로고가 드러나지 않지만 미니멀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의상은 윤시현의 깔끔함을 돋보이게 했다.

이청아가 선보인 ‘올드머니’(Old Money)룩은 대를 이어 부를 물려받은 상류층의 옷차림과 스타일을 지칭한다. 로고나 장식이 드러나지 않되 실크, 캐시미어처럼 고가의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스타일이다. 의류 소재 자체가 비쌀뿐더러 추후 관리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일명 ‘금수저룩’, ‘찐(진짜)부자룩’, ‘청담동 며느리룩’으로 불리곤 한다.

‘올드머니룩’의 특징은 △브랜드 로고의 최소화 △무채색으로 간결하게 △다림질한 듯 구김이 없어야 하고 △과하게 달라붙지 않는 사이즈 △단정하고 깔끔한 머리 스타일 △눈에 띄는 명품과 장신구를 최소화해야 한다. 과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할 때 입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L사의 코트와 머플러 패션이 대표적인 ‘올드머니룩’으로 꼽힌다.

‘올드머니룩’의 대표주자인 배우 이청아는 드라마 속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스러운 올드머니룩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소속사 제이와이드 컴퍼니 관계자는 “이청아 씨가 평소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스타일링을 한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는 올드머니룩을 통해 다양성보다는 품격, 품질을 추구한다”며 “이 패션은 결국 ‘부의 과시’하고자 하는 Z세대의 기호와 잘 맞는다”고 분석했다.

◇에스파 카리나-블랙핑크 제니도 입었다! 손흥민 인기 덕 Z세대 유니폼으로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블랙핑크 제니, 뉴진스 멤버까지.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 즐겨입는 ‘블록코어룩’도 Z세대의 유니폼으로 떠올랐다.

‘블록코어’(Blokecore)는 남자를 가리키는 속어 ‘블록’(Bloke)과 평범함을 멋으로 승화하는 패션 용어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다.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결합해 유행에 맞게 즐기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개 걸그룹 멤버들은 청량함과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신인시절 스포츠 유니폼룩을 즐겨입곤 한다. 소녀시대, 트와이스 등이 이 공식을 거쳤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블록코어룩’은 과거 2세대 걸그룹의 스포츠 유니폼룩과 달리 몸에 붙지 않고 좀 더 중성화된 매력을 강조한다. 종목도 축구, 아이스 하키 등 다양하다.

그룹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7월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에서 축구 유니폼과 럭비 티셔츠를 입었다. 블랙핑크 제니 역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의 선공개 곡 ‘핑크 베놈’(Pink Venom)에서 제니가 축구 유니폼을 선보였다.

특정 스포츠 팬들의 전유물이었던 ‘블록코어룩’이 연예인은 물론 Z세대의 유니폼이 된 배경에 대해 원주영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연예학부 겸임교수는 “블록코어 패션에서 축구의 비중이 큰데 해외 리그에서 손흥민, 이강인 등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는 덕”이라며 “앞서 유행했던 Y2K 패션이 조금 헐렁하게 입는 것이 특징인데 이에 영향을 받으며 유니폼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illow6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