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내 컨디션보다 팀 승리가 중요…일본전 몇분을 뛰든 우승하고파.”

‘골든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말보다 행동으로 결승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로지 ‘우승’, ‘금메달’이었다. 독을 품었다.

그는 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 선발 출격해 후반 14분 송민규와 교체될 때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2-1 신승에 힘을 보탰다.

‘황선홍호’ 합류 직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 허벅지 부상을 떠안은 그는 온전하지 않은 컨디션이엇다. 그럼에도 팀 내 유일한 ‘빅클럽, 빅리거’답게 중심을 잡으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조 1위를 확정한 뒤 치른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발 35분으로 예열한 그는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서 60분을 뛰고, 중국과 8강에서는 후반 교체로 들어가 30여분을 뛰는 등 조금씩 경기 감각을 깨웠다.

황선홍 감독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강인을 다시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그는 2선의 플레이메이커로 뛰었는데 이전보다 몸 상태가 확연히 나아보였다. 특히 거친 우즈베키스탄 수비를 상대로 특유의 탈압박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황 감독은 아직 이강인의 경기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후반 다시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강인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당장 내 컨디션보다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개인보다 팀을 우선으로 여겼다. 이날 풀타임을 뛰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내 선택이 아니다. 감독의 선택이니 전혀 아쉽지 않다”면서 “다음 경기도 몇분을 뛰든 승리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을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면 이강인도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빅클럽에서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중대한 승부에서 이강인이 한결 더 좋은 컨디션을 발휘해 황선홍호의 금빛 포효를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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