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결국 세트피스가 결승 한일전 승부에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2회 연속 일본과 결승에서 만난다. 더불어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 6경기 동안 25골(2실점)을 넣었다. 경기당 4골이다. 패턴이 다양한데, 그중 세트피스에서 다양한 장면으로 골을 만들고 있다. 세트피스는 확실하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득점 옵션이다.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속여야 하고, 문전에서 정확성과 세밀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득점에 성공할 수 있는 동시에 상대에게는 허탈감을 줄 수 있는 득점 루트다.

특히 토너먼트에서는 세트피스 하나가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도 황희찬의 추가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홍호는 세트피스로 손쉽게 득점하고 있다. 키커도 다양하다. 왼발 ‘스페셜리스트’인 이강인은 물론 홍현석도 왼발 킥력이 상당히 날카롭다. 여기에 ‘캡틴’ 백승호는 강력한 오른발 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 프리킥 득점도 있고, 프리킥과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득점이 나왔다. 수비수 이재익, 이한범 등이 이미 골 맛을 봤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키커가 나서 재미를 보고 있다. 조별리그에는 백승호가 프리킥으로 골 맛을 봤고, 8강 중국전에서는 홍현석이 기가 막힌 왼발 슛으로 프리킥 득점을 해냈다.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도 정우영의 선제골은 프리킥으로부터 시작됐다.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내준 공을 홍현석이 침투하는 엄원상에게 곧바로 패스했다. 엄원상이 다시 크로스를 올렸고, 정우영이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대표팀은 줄곧 세트피스 훈련을 진행해 왔다.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준비한 것이다. 그만큼 황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세트피스 다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때론 황 감독이 직접 시범을 보이며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의 문전 집중력을 강조했다.

어쨌든 단판 승부에서 한 골은 어떤 경기보다 중요하다. 특히 결승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만큼 키커들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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