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가을’이다. 서늘한 가을바람을 함께 단풍 여행을 떠나보자. 거울처럼 빛나는 저수지 ‘의림지’을 필두로 퇴계 이황과 단원 김홍도가 극찬한 옥순봉과 발아래 펼쳐진 청풍호의 유려한 물줄기까지 그야말로 천하절경을 담은 여행지가 있었으니 바로 충북 ‘제천’이다.

◇농경문화 체험 ‘2023 의림지농경문화예술제’

단풍철을 맞아 때마침 제천 의림지와 청전뜰 일원에서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오는 13~15일 3일간 열리는 ‘2023 의림지농경문화예술제’다. 의림지에는 문화와 예술 존이, 청정뜰에선 농경문화 체험 존이 각각 마련된다.

볏짚으로 만든 다양한 조형물이 전시되고 농기구와 농기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농경문화체험이 진행된다. 또 황금쌀을 받을 수 있는 ‘보물찾기’와 짚과 나무로 만든 ‘친환경 놀이터’, 민속놀이를 활용한 미션 프로그램인 ‘의림지 농경문화 런닝맨’, 연날리기 및 전통 연 시연, 논두렁 사륜바이크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이어진다.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도 준비했다. 볏짚카페와 의림지 달빛 나이트 주막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으며,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는 버스킹 등 11개의 무대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한 폭의 그림 속 가을을 걷다…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

제천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은 비룡담 저수지~용두산 산림욕장을 순환하는 둘레길로, 아름다운 비룡담 수변과 빼어난 주변 ‘숲’을 향유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물안개길(2.4㎞), 솔향기길(6.5㎞), 온새미로길(2㎞), 솔나무길(0.5㎞) 총 4구간으로 총연장은 약 11㎞에 달한다.

비룡담 저수지부터 한방 생태숲을 돌아 다시 비룡담 저수지로 돌아오는 ‘물안개길’은 경사도 8% 미만의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한방 생태숲에서 용두산 오토캠핑장을 지나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솔향기길’은 말 그대로 소나무가 펼쳐진 길을 따라 걷기 때문에 솔향기가 가득하다.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지기 때문에 가장 긴 구간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솔밭공원에서 비룡담 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솔나무길’은 소나무 자연림과 돌 수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길로, 짧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다. 용두산 자락에서 자연 그대로 생긴 길을 일부 정비해 개방한 ‘온새미로길’은 한방 생태숲에서 송한재를 잇는 구간으로 옛길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치유숲길을 걷다 보면 제2의림지인 비룡담은 물론 용두산 산자락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스폿도 마련돼 있다.

◇보석처럼 빛나는 제천 제1경 ‘의림지’

제천 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불렀다. 고려 성종 11년(992)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했는데, 그 후에 제천의 옛 이름인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른다.

축조된 명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 (540~575)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 서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 전해진다. 그 후 700년이 지나 현감 ‘박의림’이 4개 군민을 동원하여 연못 주위에 돌을 3층으로 쌓아 물이 새는 것을 막는 한편, 배수구 밑바닥 수문은 수백 관이 넘을 정도의 큰 돌을 네모로 다듬어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수문 기둥을 삼았고 돌바닥에는 박의림 현감의 이름을 새겼다고 한다.

현재는 수리시설보다는 유원지로서 그 명성이 높다. 호수 주변에 멋스럽게 자리한 정자 ‘영호정’과 ‘경호루’, 여기에 아름드리 소나무와 수양버들, 용추폭포 등이 한데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특히 자연폭포인 ‘용추폭포’가 볼거리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용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용폭포’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용추폭포 아래 용 모양 바위가 있었으나, 오랜 풍화작용으로 사라졌다.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경호루 뒤쪽으로 가야 한다. 경호루 근처에 있는 후선각 터도 전망 포인트다. 밀양군수 김봉지가 세운 누각으로, 조선 시대에 시회를 열기도 했으나 지금은 석축만 남았다.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유리전망대는 인도교로 바닥 부분에 투명 유리와 불투명 유리가 섞여 있는데, 철제 기둥에 설치된 센서를 지나면 불투명 유리가 투명 유리로 바뀌어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마치 폭포 위를 산책하는 듯하다.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이 노후에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일명 제비바위, 연암, 용바위)와 마시던 ‘우륵정’이 남아 있다.

◇의림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림지 역사박물관’

의림지 역사박물관은 고대에 축조된 저수지인 의림지의 역사와 구조, 관개방법, 생태 등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전문박물관이다.

산간 지역인 제천에서 우리 조상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지대에 있는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의림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의림지를 의미하는 제천(냇둑)이라는 오늘날의 지명은 의림지가 제천 사람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려준다.

연 1회 이상의 기획전시회 운영, 스탬프 체험, 박물관 시네마, 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가을의 풍요로움을 걷다…삼한의 초록길

아름다움 농촌 들녘을 가로지르며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2㎞ 길이다. 제천시가 의림지 등 고대 농경수리시설의 과학적 우수성과 역사성을 살려 시민들을 위해 사계절 산책길을 조성했다.

초록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수목류 5만 5000주, 초화류 23만본 등 140여종의 식물을 식재해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육교처럼 자리한 에코브릿지가 포인트로 제천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삼한의 초록길을 가로지르는 4차선 도로를 보행자가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에코브릿지는 길이 268m 규모로, 아름다운 정원처럼 꾸며졌다.

◇천하절경을 탐하다…‘청풍호반 케이블카’와 ‘청풍호전망대’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있는 해발 531m의 명산이다. 청풍호 비봉산 정상에 서면 그림 같은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사방이 짙푸른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바다 한가운데 섬에 오른 기분이다.

또 하나의 천하절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청풍호전망대’다.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에 자리한 청풍호전망대에 오르면 옥순대교와 단원 김홍도가 그 절경에 감탄했다는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선형으로 되어있는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장쾌하게 뻗어있는 청풍호의 유려한 물줄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기 좋은 최고의 사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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