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강예진기자] “경기 중에 요청해서 바꿨다. 내 이야기를 듣고 바꿔주신 감독님과 들어준 (이)재성이형에게 감사하다.”

이강인(PSG)의 포지션 이동에 비하인드가 있었다. 경기 도중 스스로 감독에게 요청했고,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할 수 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강인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10분과 12분 멀티골을 작렬하면서 팀의 4-0 대승에 앞장섰다.

핵심 구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사타구니 부상 여파로 ‘주장’ 손흥민이 벤치서 대기한 가운데 이강인이 대신 공격 프리롤 역할을 부여받아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볐다. 경기 후 이강인은 “일단 팀 승리가 가장 중요했다”고 했다.

한국은 튀니지의 파이브백 그물망 수비에 고전하면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펼쳤지만 정작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이강인은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물꼬를 텄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특유의 드리블을 활용한 탈압박, 날카로운 패스 등으로 기회를 노렸고 후반에 결실을 맺었다.

프리킥을 직접 얻었고 키커로 나서 후반 10분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 구석을 경쾌하게 흔들었다. 후반 12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 수비수와 경합하는 과정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오뚝이처럼 곧장 일어선 이강인은 볼을 잡고 왼발 터닝 슛으로 오른쪽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갈랐다.

자리 이동은 이강인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직접 요청한 것. 이강인은 “감독은 매 경기마다 선수들에게 자유를 준다. 오늘도 포지션을 바꾸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경기 중에 요청해서 바꿨다. 내 이야기를 듣고 바꿔주신 감독님과 들어준 (이)재성이형에게 감사하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트트릭 욕심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강인은 “나는 골잡이는 아닌 것 같다. 2골을 넣으면 1골을 더 넣어서 해트트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태어나서 해 본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고, 팀이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아마 모든 선수가 똑같을 것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몸상태에 대해서는 “매 순간 부상 당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몇 번의 부상이 올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몸관리 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이 100%라는 물음’에는 “사실 잘 모르겠다. 나도 내가 언제 100%이고, 안 좋은지 모른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5만9018명이 이강인을 연호했다. 이강인이 볼을 잡거나 탈압박 할 때, 그리고 골을 넣었을 때 데시벨은 110에 달했다. 그는 “항상 말하지만 관심 가져다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다. 내가 대표팀에 오고 있고, 계속 올 수 있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의 승리, 또 대회에서는 우승하는데 도움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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