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우려했던 ‘외면’은 없었다.
14~15일 이틀간 이어진 도드람 V리그 2023~2024 남녀부 개막전 네 경기에는 총 1만73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인천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개막전에 2186명이 들어왔고, 김천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여자부 첫 경기는 3491명이 지켜봤다. 두 번째 날 서울 장충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삼성화재 경기에는 3064명이 입장했다.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에는 1993명이 들어왔다.
플레이오프 수준의 열기는 아니었지만, 지난시즌 개막전 네 경기와 비교하면 관중이 소폭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1년 전 인천, 수원, 안산, 화성에서 열린 네 경기에는 총 9140명이 입장했다. 1만명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번엔 900여명이 더 들어왔다.
예상 밖 성과다. 한국 배구는 명백한 위기에 몰려 있다. 남녀부 모두 비시즌 국제 대회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남자부는 아시아 챌린저컵,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실패를 맛봤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복귀는 고사하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연속으로 4강 안에 들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짐을 싸 자존심을 구겼다. 여자부도 다르지 않다. 2년 연속 VNL에서 전패를 당했고, 남자부처럼 아시아 무대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V리그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V리그 선수들은 리그 생태계 환경에 따라 많은 연봉을 받는다. 올해 국제 대회에서 만난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커 선수들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력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는다. 이러한 여론은 V리그 인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V리그 개막 전 미디어데이 분위기만 봐도 예년에 비해 차분하고 침착했다.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을 선수, 감독 등 모든 관계자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축제 분위기를 낼 수 없었다. 오히려 침통한 쪽에 가까웠다.
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은 “V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라며 입을 모았다. 그리고 우려를 극복하고 V리그 팬은 경기장을 찾아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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