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기자] 클린스만호에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마법사’다.

이강인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하며 한국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오른쪽 윙어로 경기를 시작한 이강인은 초반부터 날카로운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었다. 설영우, 이재성, 조규성 등 주변 동료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동시에 창조적이면서 예리한 패스를 뿌렸다.

첫 골도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골대 가까이에 붙어 있던 김민재의 머리에 택배를 배달했다. 김민재의 헤더는 강력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5분 이강인은 직접 골을 노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설영우의 패스를 받아 달려드는 속도를 이용해 원터치로 왼발 슛을 시도했다. 공은 반대편 골 포스트 바깥쪽을 스치며 나갔다.

상대적으로 베트남 수비가 허술했기 때문에 이강인은 마음 놓고 킬 패스를 뿌렸다. 전반 17분 손흥민에게, 전반 33분 조규성에게 예리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34분 이강인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을 노렸다. 지난 튀니지전과 비슷한 위치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플레이 메이커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후반 4분 이강인은 중앙으로 이동했고, 수비 뒷공간을 뛰어드는 황희찬을 향해 공간 패스를 열어줬다. 황희찬의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 팀의 네 번째 골도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중앙에 대기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황희찬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4분 이강인은 직접 골을 만들었다.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미세한 페인팅으로 베트남 수비를 벗겨냈고, 정확한 왼발 슛으로 골대 반대편 구석을 찌르는 골을 터뜨렸다. 튀니지전에 이어 A매치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강인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공격포인트를 떠나 팀에 미치는 영향력, 존재감은 이미 ‘에이스’라는 표현을 쓰기에 충분할 만큼 크다. 베트남 선수들이 어떻게 해보기엔 이강인의 실력이 너무 탁월했다. 이강인이 공을 잡거나 드리블을 하면 베트남 수비진은 공도 거의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기량 차이가 컸다. 이강인이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진 것은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대표팀 내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카타르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강인도 경기력으로 화답하며 클린스만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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