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마인츠=한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민재와 (K리그 시절) 전북에서 함께 뛰었는데, 이렇게 해외에서 코리언 더비를 치르다니 뜻깊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마인츠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바이에른 뮌헨.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린 뒤 축구국가대표 선후배이자 나란히 전북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재성(31·마인츠)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는 유니폼을 교환하며 웃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재성은 이렇게 말하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둘 다 최근 A매치 2연전(튀니지·베트남전)에 모두 뛰었는데 독일로 돌아간 뒤 리그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격했다. 이재성은 2선 공격수로 출격해 63분을, 김민재는 최후방 수비수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각각 소화했다.

승자는 김민재였다. 뮌헨은 그가 이끄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킹슬리 코망~해리 케인~레온 고레츠카의 연속골을 앞세워 마인츠에 3-1 완승했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102회 패스를 시도했는데 모두 성공,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공격 지역 패스는 7회였고, 롱 패스 3회 모두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걷어내기 3회, 헤더 클리어 2회,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5회 등 종횡무진이었다. 공중볼 경합도 2회 모두 따냈다. 뮌헨은 6승2무(승점 20) 무패 가도를 달리며 3위에 매겨졌다.

이재성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12분 한 차례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강타, 김민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날 28회 볼 터치하면서 한 차례 유효 슛을 만들어냈고, 탈압박 2회 등 팀이 뮌헨에 고전한 가운데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팀은 두 골 차 완패, 2무6패(승점 2)로 개막 8경기 연속 무승 부진에 빠졌다.

적어도 두 사람이 만난 공간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없었다. 유니폼 교환은 물론 라커룸을 향하면서도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재성은 “민재에게 승리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에겐 첫 코리언 더비다. 내가 첫 상대가 돼서 의미가 큰 것 같다”며 “우리가 졌지만 하고자한 경기를 한 것 같다. 승리할 기회도 있었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실망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였다.

또 “(경기 끝나고) 민재와 오늘 경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코리언 더비이니 한국 선수끼리 유니폼도 바꿨는데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며 “(국내) 팬도 많이 찾아 주셨더라. 한국에서도 (이 경기를) 기대 많이 하신 것으로 아는데 선수로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강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도 메바 아레나 VIP석에 앉아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성은 “앞서 대표팀 소집했을 때부터 (마인츠에) 오신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이곳에 오셨고 우리가 승리한 기억이 있다. 감독께서 ‘내가 가니까 (마인츠가) 이길 것 같다’고 했는데 승리하지 못했지만 우리를 지켜보는 건 감사한 일이다. 좋은 자극이 된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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