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시즌 내내 약체라 불렸지만, 기대 이상이 성과를 거뒀다.

가을야구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업셋을 했거나, 업셋을 눈앞에 뒀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기막힌 대타 작전이 나왔고, 그 선수의 활약으로 깜짝 영웅이 나왔다. 여러모로 비슷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히어로즈와 올시즌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은 NC 다이노스가 그렇다.

NC 다이노스가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인공 SSG랜더스를 상대로 상대 홈구장에서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NC보다 SSG의 우세가 많았는데, 젊은 선수들이 패기로 무장해 이겨냈다.

지난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SG에 7-3으로 승리한 직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NC 외야수 박건우는 “시즌 전부터 우리가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거기에 큰 자극을 받았다. 우린 잃을 게 없어서 상대보다 부담이 덜하다.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키움과 같은 상황이다. 지난시즌 시작 전, 키움의 가을야구 진출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키움은 2022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고,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그런데도 단지 ‘운’일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키움 선수단은 보란듯이 준플레이오프에서 KT위즈를 꺾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우승을 노리던 LG트윈스에 업셋을 달성하며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지난시즌 주인공은 사실상 키움이었다. 키움 외야수 이정후는 당시를 돌아보며 “우리팀이 이렇게까지 해낼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다들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더욱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신들린 작전과 대타로 나온 선수의 활약도 비슷하다. 지난시즌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임지열, 전병우 등을 경기 후반 대타로 기용했는데, 두 사람 모두 홈런을 쏘아올리며 해당 경기 주인공이 됐다. 깜짝 영웅 등극이었다.

지난 19일 창원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선발 출장한 서호철, 김형준은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는데 홈런을 펑펑 때려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올라섰다. 모두 예상치 못한 선수들에게서 나온 홈런포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대타로 나온 NC 김성욱은 SSG 선발 엘리아스의 초구를 공략해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젊은 선수 중심으로 베테랑들이 하나되어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점도 비슷하다. 지난시즌 키움은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 최원태, 김재웅 등을 중심으로 베테랑 이용규, 이지영이 활약했다. 올 시즌 NC는 김주원, 김형준, 신민혁, 김영규가 끌고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가 힘을 보태는 구조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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