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 결혼을 발표한 전청조의 사기 행각이 속속 드러난 가운데 그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로 재력을 과시하며 투자자들을 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스포츠서울 취재에 따르면 전청조는 평소 투자금액을 유치하기 위해 타깃 피해자들에게 거액의 명품을 선물하곤 했다. 그는 피해자들과 함께 명품매장을 방문한 뒤 자신의 카드로 결제하라며 건네곤 했는데 이 카드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라는 전언이다.
정식명칭이 ‘아멕스 센츄리온 블랙’인 이 카드의 발급조건은 자산 191억원 이상, 연봉 15억원 이상, 연간 카드 사용 실적 2억5천만원 이상이다. 가입비는 약 1000만원, 연회비는 약 300만원이다.
금융 자산 조건에 부합하다 해도 아멕스사의 초청을 받은 이들만 발급 신청 가능하며 빌 게이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빅토리아 베컴, 마이크 모하임 등이 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사기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자신을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로 소개하며 상위 0.1%를 위한 카드를 사용해 명품을 선물하는 전청조의 재력을 의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가 어떤 경로로 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지, 진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청조는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며 자신과 동행하는 경호원들의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등 금융 거래에 허점을 보였다.
한 피해자는 “투자금액을 자신의 계좌나 법인 계좌로 받는 게 아니고 경호원 계좌로 입금 받는다는 게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몇몇 피해자들이 해당 경호원의 계좌로 사업 투자금액을 입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단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에 따르면 전청조는 과거 제주도를 방문할 당시 월급 1500만원에 달하는 경호원 10명을 대동했다. 전청조는 경호원들에게도 고급 슈퍼카를 선물했는데 해당 차는 리스 차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로 경호원의 계좌가 사기에 이용됐을 경우 경호원들의 처벌이 불가피하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
또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 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한 처벌 대상이다. 특히 대가를 수수 또는 요구, 약속하면서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편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청조가 거주하던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와 다음 달 3일 월세계약이 만료된다. 이곳은 월세만 26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주거지다.
한편 경찰은 전청조에 대한 사기·사기미수 등 혐의 피소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사건을 병합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청조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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