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우울증은 현대인의 감기로 불린다. 바쁘고 각박한 하루를 버텨내는 현대인들은 온갖 스트레스를 마주한다. 마음의 고통에 짓눌려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때 마지막에 당도하는 곳이 정신병원이다.

3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신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이하 ‘정신병동’)는 현실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정신병동의 일상을 희망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정신병을 ‘나쁜 게 아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으로 인식하고, 이들의 아픔을 매만지려 한다.

‘뽀블리’란 애칭으로 사랑받는 배우 박보영이 내과에서 정신과로 이동한 다은(박보영 분)으로 분해 정신병동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만화처럼 펼쳐낸다.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한 ‘정신병동’은 영화 ‘완벽한 타인’,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연출한 이재규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재규 PD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매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열린 ‘정신병동’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가진 순수함과 원작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좋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절반은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간다. 그만큼 세상 살아가는 게 각박하고 힘들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질지 생각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간호사·환자가 주인공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차별화

12부작 ‘정신병동’에는 매 회 특정 정신병을 가진 환자가 등장한다.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정신병은 물론 다소 무겁고 어려운 병을 가진 환자도 나온다. 얼핏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떠올리게 하지만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PD는 “의학 드라마가 대체로 의사가 메인이 되는데 ‘정신병동’은 간호사와 환자가 주인공이다. 전작인 넷플릭스 ‘지금 우리학교는’은 피가 난무하고 물어뜯었는데, 이번에는 촬영 내내 하루하루 마음의 치료를 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불안과 강박, 우울감이 있는 누군가에게 ‘네가 정신력이 박약해’라고 말하는 건 폭력일 수 있다. 정신력과 정신질환은 무관하다”며 “우리를 괴롭히는 건 불안과 강박이다. 그걸 안다면 상대에 대한 말투와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 연출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정은도 비슷한 맥락에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심리 안정에 대한 드라마가 있었으면 했다. 개인적으로 카메라 울렁증이 심했는데, 이걸 공론화시키니까 오히려 문제가 해결됐다. 큰 문제가 사소하게 되더라. 정신병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착한 박보영, 다시 들고 온 주무기 ‘러블리’

이야기의 화자가 된 다은은 박보영이 맡는다. 배려심이 과한 다은은 환자 한 명에 지나치게 힘을 쏟아 여타 간호사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인물이다. 지나친 배려심이 오히려 사건 사고의 불씨가 된다. 평소는 물론 촬영 현장에서조차 배려심이 깊다는 박보영이 맡았다.

박보영은 “정신병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 저도 다은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친구한테 양보하다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오히려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자체가 따뜻하고 다은도 따뜻한 인물이다. 전반적으로 톤이 올라온 건 맞지만 이전에 했던 로맨틱 드라마와 결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정신병동’의 메인 서사는 로맨스다. 다은과 대장항문과 동고윤(연우진 분), 다은의 오랜 친구 송유찬(장동윤 분)이 미묘하게 사랑을 나눈다. 연우진은 동고윤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말이 나온다.

연우진은 “동고윤의 의미는 정확하겐 몰랐다. 항문과 관련된 영상을 감독님이 보내주면서 점차 알게 됐다”며 “이름 속에 강렬한 색감을 느끼고 어느 작품하듯 열심히 준비했다. 현장에서 더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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