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마약 투약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48)의 경찰 정식조사가 4일 진행된다. 앞서 지난 달 28일 경찰 출석당시 취재진 앞에서 세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인 것과 달리 마약 투약 관련 진술을 거부했던 이선균이 2차 소환에서 혐의를 인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마약사범은 타인의 제보로 덜미가 잡힌다. 마약 투약 현장을 덥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선균 역시 이미 마약 혐의로 구속된 강남 G업소 유흥업소 실장 A(여 29)의 진술로 인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 대목이 이른바 ‘마담 게이트’로 불리는 이유다.
A가 이선균과 관련해 다양한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선균의 정식 조사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A자택에서 대마와 향정, 투약했나?… 제3자 가능성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이 올해 초부터 A의 자택에서 여러 차례 대마초 등 마약을 투약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첫 조사의 경우 제보자 진술과 비교 및 반박하는 과정이 있어, 최소 6시간 이상 마라톤 조사가 예상된다.
경찰에 따르면 유흥업소에서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올해 초부터 여러차례 마약을 투약했다. 이 과정에서 이선균과 사이가 틀어진 A가 마약 투약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협박, 3억 5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A를 협박으로 고소했다.
최근 A는 3억5000만원 중 5000만원은 자신이 받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울러 이선균과 관계를 의심한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협박받았다고 알렸다.
이선균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사는 “마약을 했다고도 안 했다고도 말할 수 없다”는 아리송한 대답 외엔 아무것도 알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 발언을 유추해 이선균이 A에게 일방적으로 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하지만 A의 자택에서 투약했다는 정황과 유흥업소 관행을 미뤄봤을 때 A의 단독 범행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유흥업소 종사자는 “G업소 같은 경우는 하루에 수 십 테이블을 받는다. 실장급 마담이 버는 돈만 하루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단위”라며 “자칫 마약을 강제 투약했다가 탄로 나면 밥줄이 끊긴다. 독단적으로 행동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검사하면 다 나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낫다”
경찰 정식 조사는 마약 시약 검사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진행하는 정밀 검사가 나오기 전 진술 확보를 위해 이뤄진다. 경찰은 모발 검사를 통해 피의자가 1년 사이 투약한 마약의 종류와 대략의 횟수, 정도를 모두 알 수 있다.
앞서 마약과 연루된 유아인은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간이 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온 후 국과수 정밀 검사에서 몇 달 사이에 총 7종 마약이 검출됐다.
이선균 역시 올해 마약을 수 차례 투약했다면, 지난달 28일 경찰이 채취한 체모와 모발에 이미 성분이 보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죄가 드러나기까진 사실상 시간 싸움이며, 이제는 과거의 잘못을 되돌릴 수 없다.
경찰이 소환한 1차 정식 조사는 정밀 검사가 나오기 전이라는 점에서, 피의자가 명백한 범죄사실이 밝혀지기 전 자기 잘못을 얼마나 인정하는지, 조사에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도 확인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에 덜미가 잡힌 마약사범은 사실상 법망을 벗어날 수 없다. 매우 정교하게 마약 투약 여부와 횟수, 정도, 종류가 드러난다”며 “죄가 있다면 어설프게 머리 굴리지 말고, 솔직하게 경찰에 협조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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