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예상한 그대로다. 2023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LG는 케이시 켈리(34)를, KT는 고영표(32)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LG는 당연한 선택. KT는 대안이 없는 선택이다.
LG는 일찍이 켈리는 KS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정규 시즌 중반까지 기복을 겪었던 켈리지만 후반기 자기 모습을 찾았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4.44였으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90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막바지 LG가 1위를 확정지은 시점부터 켈리를 KS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염 감독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 투수에 대해 “켈리는 에이스이고 경험이 많다.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켈리다. 통산 포스트시즌 평균 자책점 2.23으로 정규 시즌 5년 통산 평균자책점 3.08보다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2019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2022년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총 6번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발 등판해 5번 팀 승리를 이끌었다. 켈리 선발 등판이 팀 패배로 이어진 것은, 켈리가 3일만 쉬고 선발 등판을 강행했던 작년 플레이오프 4차전 뿐이었다.
빅 게임 피처의 호투로 기선 제압을 바라보고 있는 LG다.
그런데 큰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고영표도 켈리 못지 않다. 국가대표 선발 투수로서 도쿄 올림픽 한일전, KBO리그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년 KS에서는 중간 투수로 세 차례 등판해 2홀드를 올렸다.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고전했지만 올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의 반격을 이끄는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모습도 고영표가 켈리보다 뛰어났다. 올시즌 28경기 174.2이닝을 소화하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을 올렸다. 켈리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3.83보다 1점 이상이 낮다.
KT 이강철 감독은 미디어 데이에서 “우리는 선택이 없다. 깜짝 발표를 하려고 했지만 순리대로 가기로 했다”고 고영표의 KS 1차전 선발 등판을 발표했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렀고 휴식일이 하루 밖에 없기 때문에 로테이션 조정이 불가능한 KT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켈리가 고영표보다 우위다. 켈리는 개막전 포함 4차례 KT와 맞붙어 1승 1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고영표는 LG와 4경기(3경기 선발 등판)에서 2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7.36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단기전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KS는 또다른 무대다. 만원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물론, 공 하나하나 관중들이 반응하는 게 정규시즌과는 180도 다르다. 자기 투구를 펼치면서 분위기를 주도해야 살얼음판 승부에서 웃을 수 있다.
한국에서 5년을 뛰면서 오직 우승만 바라본 켈리. 통합 우승 당시 아쉽게 놓친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온 고영표가 정상 대결 시작점을 찍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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