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PSG) 감독의 이강인을 향한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다.

프랑스 매체 RMC스포츠의 13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가짜 9번(제로톱)으로 활용하는 전술을 팀의 새로운 옵션으로 확보하고 활용할 전망이다. 이강인뿐 아니라 부상에서 복귀하는 마르코 아센시오 역시 가짜 9번 후보로 떠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12일 스타 드 랭스와의 프랑스 리그1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전에 가짜 9번을 소화했다.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사이 최전방에서 좌우,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특유의 공을 소유하고 패스를 뿌려주는 능력을 발휘해 임무를 무난하게 수행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팀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엔리케 감독도 경기 후 이강인에 관해 “좋은 선수는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이강인이 대표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이강인은 훈련장에서 나를 놀라게 한다. 공을 소유하면 잃어버리는 법이 거의 없다. 누구든 PSG 감독이라면 이강인을 믿을 수밖에 없다”라며 칭찬했다.

엔리케 감독의 이강인 가짜 9번 활용 구상은 기존 스트라이커들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PSG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영입했다. 무려 9500만유로(약 1341억원)를 주고 란달 콜로 무아니를 데려왔다. 일단 임대로 영입한 곤찰로 하무스의 경우 다음해 여름 벤피카에 이적료 6500만유로(917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PSG가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마요르카에 쓴 돈은 2200만유로(약 310억원)에 불과하다. 적지 않은 이적료지만 콜로 무아니, 하무스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도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가짜 9번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이적료와 관계없이 이강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좌우, 중앙 등 여러 포지션에 활용하고 있다.

이강인의 경우 피지컬은 대단히 우수하지 않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콜로 무아니, 하무스에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공을 소유하고 연결하는 능력은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PSG에서의 득점력만 보면 세 선수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이강인은 리그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한 골씩 총 두 골을 넣었다. 콜로 무아니는 두 대회에서 3골을, 하무스는 리그1에서만 2골을 기록했다. 이 정도 차이라면 엔리케 감독은 경기력에 더 도움이 되는 이강인을 쓰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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