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강예진기자] “말도 안되는 재능, 축구인으로서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즐거워요.”
손흥민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1골1도음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5-0 대승에 일조한 ‘골든보이’ 이강인의 이야기에 자랑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이강인은 이날 ‘밀집 수비’로 맞선 싱가포르를 상대로 ‘공격의 혈’을 뚫었다. 0-0으로 흘러가던 전반 44분 조규성의 선제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차 올린 공을 조규성이 달려들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직접 골맛도 봤다. 후반 40분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팀에 다섯 번째 골을 선사했다. 공격 포인트 외에도 특유의 탈압박을 활용해 오른쪽 측면을 부지런히 누비면서 싱가포르 수비수를 괴롭했다. 말그대로 맹활약한 것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경기장에 매 순간 한 단계씩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축구인으로서 즐겁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인이의 재능은 말도 안된다. 지금처럼 즐거운 플레이로, 재능 있는 선수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잘 받아들여서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손흥민도 골맛을 봤다. 일명 ‘손흥민 존’에서 팀에 세 번째 골을 안겼다. 그는 “그 포지션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매번 내가 자신 있는 위치다.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훈련량이 많다 보니 자신감이 있었다. 공의 궤적과 파워, 속도 등을 봤을 때 골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코스로 들어가 승리에 힘을 보태서 기분 좋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결과를 떠나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오늘 경기가 좋은 훈련이 됐다. 공격 찬스를 더 만들 수 있다는 숙제를 풀어냈다. 첫 단추가 중요한데 잘 끼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있었다. 손흥민은 “지금은 괜찮다. 살짝 발에 감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중국과 2차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거친 경기가 될 것 같다. 우리도 강팀과 경기할 때 거칠게 하자고 한다. 화를 돋우고, 답답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전술이 될 수 있다.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중국이라고 두려워할 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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