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야구가 끝났다. APBC 준우승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스토브리그의 시작점에서 할 말이 있다.

추신수, 김강민, 오승환, 박병호 등. 노장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에 대한 은퇴 얘기가 오르내린다. 그런데 이들의 야구 행보에 대해 쉽게 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신수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특별하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커리어를 마감해도 될 선수다. 금전적 손해를 비롯해 국내 무대를 넘볼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의지를 품고 국내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해 SSG 유니폼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올해는 그의 기록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팬들과 언론은 추신수의 은퇴를 논하고 있다.

나는 그들을 향해, 이제는 선수의 내면도 들여다보자고 강조하고 싶다. 선수가 은퇴 결정을 했으면 유니폼을 벗으면 된다. 그러나 올해 좀 못했다고 은퇴로 연결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같은 팀의 김강민도 지난해 그렇게 칭찬하더니 올해 팬들의 반응은 다르다. 프로선수가 기록으로 말하는 건 맞지만, 하락세라고 곧장 은퇴를 언급하는건 일방통행으로 느껴진다.

이전에도 일방적으로 선수를 강제 은퇴한 경우가 많았다. 이만수, 최동원, 김시진 등. 이들은 한때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였지만, 은퇴당했다. 나는 그 피해가 야구 전체에 쌓여 악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이종범, 양준혁도 등 떠밀리듯 그만뒀다. 내가 볼 땐 그렇다.

10년 정도 뛴 일반적인 선수는 방출될 수 있다. 그러나 20년 이상 프로생활을 한 선수는 나갈 때도 모양새가 좋았으면 한다. 그게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들 보기에도 좋고 야구판에도 좋다.

플레잉 코치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정우람은 좋은 예다. 아직 후배들에게 전할 노하우가 있고 팀 리더의 역할도 있다. 그런 부분은 존중해야 마땅하다.

서두에 추신수를 언급했지만, 그는 빅리그를 주름잡은 선수다. 아시아선수 최다홈런(218개) 기록자다. 아시아 선수 MLB 최다승(124승)을 거둔 박찬호와 비견된다.

추신수는 층이 얇은 우리 야구를 생각하면, 아껴야 하는 자산이다. 팬과 구단 모두 조금은 그와 같은 베테랑의 은퇴에 대해, 더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스포츠선수보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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