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선수의 손을 들었다. LG가 마무리 투수 고우석(25)의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허가했다.
LG 구단은 22일 “고우석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도전을 허가하기로 했고 향후 포스팅 금액이 나온후 선수와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전부터 MLB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언젠가는 MLB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 시기가 지금이 될 줄은 몰랐다.
고우석은 2023시즌 44경기 44.0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2019년 마무리 투수를 맡은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2022시즌에는 61경기 60.2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펄펄 날았다. LG 구단 통산 한시즌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고 KBO리그 최연소 40세이브 달성자도 됐다.
올해 고전했기에 MLB 도전은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2024시즌 후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MLB 구단에서 KBO에 고우석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고 이에 고우석도 MLB 도전 의사를 전했다. LG 구단은 모그룹에 이를 보고했고 이날 고우석의 MLB 도전을 허락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정후의 경우 5000만 달러에서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이 예상된다. 하지만 고우석은 저점에서 MLB를 바라보고 있다. 1년 전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후지나미 신타로가 325만 달러에 오클랜드와 1년 계약을 맺었는데 비슷한 규모, 혹은 그 이하가 될 확률이 높다.
고교 시절 최고 유망주였던 후지나미는 2022년 한신에서 25경기 107.1이닝을 소화하며 7승 6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올해 MLB 무대에서는 64경기 79.0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7.18에 그쳤다.
LG 구단이 “포스팅 금액이 나온 후 선수와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도 같은 맥락이다. 계약 규모와 출장 기회가 정비례하는 만큼 고우석을 향한 오퍼를 살펴본 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은 포스팅 공시 시점 기준으로 30일 동안 MLB 30개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즉 아직 고우석의 MLB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고우석이 도전 의사를 굳히지 않는다면 LG는 마무리 투수 자리가 공석이 된다. 이는 FA 시장에 나온 함덕주의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불펜 뎁스가 최대 장점인 LG지만 고우석의 이탈은 전력 약화나 마찬가지다. 올해 고전했어도 LG는 물론, 국가대표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 고우석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고우석과 이별도 고려해야 하는 LG다. 함덕주와 재계약이 선발진 보존을 위한 임찬규와 재계약 만큼 굵직한 과제가 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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