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이번 작품에 뼈를 갈아 넣었아요.”

지난 달 14일 종영한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코다’(CODA) 기타리스트 은결로 분한 배우 려운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다부지게 말했다.

그가 연기한 은결은 청각장애인(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코다’(CODA·청각장애 부모에게 태어난 청인자녀)다. 가족 중 유일한 청인인 은결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 전교1등을 도맡아 하는 ‘엄친아’ 모범생이지만 밤이면 부모 몰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이중생활을 펼친다.

려운은 침묵과 소리의 세계 사이를 이어주는 은결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수어 연기에 수준급 기타 연주 연기까지 선보이며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차 안에서 이동 중에 대본을 읽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까지 흘렸어요. 은결이를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속사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얘기했죠.”

천재 기타리스트이자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은결 역을 연기하기 위해 수어는 물론 기타까지 배워야 했다. 려운은 “은결이 ‘완벽한 사기캐’ 고교생이기 때문에 부담도 컸다”고 고백했다.

“수어와 연기를 합치는 과정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은결이는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아이라서 기타도 능숙하게 쳐야만 했어요. 기타는 아예 처음 배워서 폼 잡는 법을 많이 연습했어요. 촬영 때 직접 연주하지는 않았어요. 최선을 다했지만 완성된 장면을 보면 아쉬움이 남아요.”

려운의 연기가 돋보였던 장면은 2화 엔딩 장면이다. 극중 아들의 밴드활동을 알게 된 은결의 부친(최원영 분)이 분노하며 다그치자 눈물을 쏟으며 감정을 터트리는 신이다. 려운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눈물을 흘렸고 연기할때도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열여덟살 소년과 아빠가 나눴을 법한 대화여서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항상 어른스럽고 책임감 있게 살던 친구가 자신의 나이를 처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저도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를 겪어서 은결의 심경에 공감돼요. 지금은 부모님이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죠.”

작품을 통해 만난 또래 배우들은 려운의 큰 자산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최현욱과 친해졌다고 미소지었다.

“저는 보통 작품을 하면서 친해지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현욱이와 많이 친해졌어요. 강훈, 정건주, 배인혁 배우와 친하고 스트레이키즈 리노와도 친한 사이에요. 리노 같은 경우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성향이 잘 맞아서 친해졌고 운동도 같이하는 사이입니다.(웃음) 작품을 보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기도 해요. 그런 게 큰 힘이 되기도 하죠”

가족들과 친구, 동료의 지지와 응원을 받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려운은 어느덧 7년 차 배우가 됐다. 려운은 “연기가 즐겁고 이 직업을 사랑한다. 길게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만 할 수도 있지만, 안 해본 역할도 해보고 싶고 그걸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예능에도 많이 나가고 싶어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꼭 나가고 싶고, 문상훈의 ‘빠더너스’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대중에게 여러 모습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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