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론칭되는 시대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오디션 사랑은 여전하다. 최근 방송 중인 JTBC ‘싱어게인3’와 MBN ‘현역가왕’은 각각 7.2%, 6.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여타 오디션을 통해 접했던 ‘경력자’들이 연이어 출연하며 화제성을 독식하는 부분은 ‘옥에 티’로 꼽힌다. 스포츠서울은 오디션들이 출연자를 우려먹는 이유와 그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높은 인기를 차지하는 비결을 분석했다.(편집자주)

JTBC ‘싱어게인3’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미 국내에서 능력 있는 음악 실력자들을 모두 뽑아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고수들은 존재했다. 아직도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실력파 무명 가수들이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고 있다.

뛰어난 가수들의 향연과 심사위원들의 진심이 담긴 심사평, 제작진이 선보인 깔끔한 무대와 연출, 이승기의 안정적인 MC까지,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이지만 한편으로는 익히 알려진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너무 많이 나온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싱어게인3’에는 타 오디션 출신들이 대거 참여했다. KBS2 ‘슈퍼밴드1’에 출연한 58호, 같은 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한 40호, MBN ‘보이스킹’ 우승자 64호, KBS2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 가수’(이하 ‘새가수’) 우승자 37호, 채널A ‘보컬플레이’ 우승자 27호, JTBC ‘팬텀싱어1’ 우승자 38호, Mnet ‘슈퍼스타K1’ 출연자 42호까지, 오디션 최강자 조는 말 그대로 타 오디션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 참가자들이다.

지난 시즌에도 한동근, 울랄라 세션, 신유미, 기프트 이주혁 등이 참여했지만, 해당 오디션과 ‘싱어게인2’ 사이의 공백 기간이 10년이 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그 기간이 너무 짧다는 데 있다. 특히 ‘보컬플레이’(2019), ‘보이스킹’(2021), ‘새가수’(2021) 등은 텀이 너무 짧은 편이다. ‘출연자 우려먹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이 이렇게 다시 오디션 무대를 밟은 이유는 설 자리가 없어서다. 27호는 “우승을 했음에도 가수로서 불러주는 무대가 없었다. 다시 노래하기 위해 ‘싱어게인3’를 찾았다”고 말했고, 64호는 “오디션 우승 후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더 무대가 없어졌다.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다른 오디션이 아닌 굳이 ‘싱어게인’을 찾은 이유는 37호가 설명했다. 37호는 “‘새가수’에 우승하면서도 왜 우승하는지 모르겠다. 내 실력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 참여했다”면서 “‘싱어게인’은 화제성이 다르다”고 말했다.

아무리 타 오디션에서 우승을 해도 무대를 가질 수 없는 반면, ‘싱어게인3’는 성적에 따라 전국 투어를 돌 수 있다. 그 사이에 다양한 행사나, 작은 콘서트도 가질 수 있다.

‘싱어게인3’는 또다시 화제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첫 방송한 ‘싱어게인3’는 4.8%(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어느덧 7.3%까지 치솟았다. 콘텐츠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3주 연속 TV OTT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 TV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무대 별로 올려놓은 유튜브 콘텐츠도 개별 출연자마다 5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댓글도 무수히 달린다. 다른 오디션과는 다른 특별한 관심이다. 이렇듯 ‘싱어게인3’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 덕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싱어게인’은 다시 부른다는 취지로 하는 오디션이다. 기성가수 중에서 승부를 겨룬다. 유명인이든 재야의 고수든, 원히트 원더 가수도 참여할 수 있다. 음원 차트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이미 다운 타운에선 알려진 가수들이 등장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실력자가 다 모인다는 건 ‘싱어게인’만의 장점이다. 아울러 실력자들이 실력이 있는 만큼 절박함도 있다. 그러다 보니 무대마다 명장면이 탄생한다. 심사위원들의 훌륭한 심사평은 덤이다. 프로그램이 잘 되는 이유는 참가자들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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