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8일 ‘구글이 디지털 성범죄를 경험한 한국의 여성 및 소녀들의 오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비동의 성적 촬영물의 삭제하는 신고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의 동의하지 않은 성적 촬영물에 대한 삭제 및 신고방식이 어렵고, 신고후 처리과정에 대한 소통이 부족하다는 내용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년간 구글에 신고시스템 결함해결을 요구하는 글로벌 탄원을 시작했다.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동남아시아지역 밍 유 하(Ming Yu Hah) 캠페인 국장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경험한 한국의 여성과 소녀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폭력적이고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는 촬영물을 온라인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신고 시스템으로 인해 이를 계속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구글에게는 앰네스티가 작년에 처음으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회사와 공유하기 훨씬 전부터 문제를 해결하거나 최소한 완화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개선은 미흡했다. 구글은 자사 서비스의 결함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는 성착취 생존자들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비동의 성적촬영물에 대한 게시중단 요청을 구글이 신속하게 처리하면 생존자의 고통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구글이 여기에 대해 아직 충분히 적용하지 않으면서 여성과 소녀들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계속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적절한 신고 양식을 찾기가 어렵고 신고 대상 콘텐츠를 나누는 카테고리가 모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구글은 결함이 확인된 몇몇 페이지를 수정 및 업데이트했다. 이를테면 그동안 복잡한 단계의 신고 양식 페이지 중에 ‘법적사유로 인한 콘텐츠 신고’ 양식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단일 버튼을 마련했다. 젠더기반폭력에 맞서 싸우며 투명성 센터와 국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도움말 센터 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입장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아직 변화에 대한 안내와 체감도는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지난 2020년 3월, 국내에서 여성과 소녀들의 성착취 영상을 포함해 수천개의 비동의 영상이 8개의 텔레그램 비밀채팅방에서 암호화폐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경찰은 6만명 이상이 ‘N번방’ 채팅방에 입장해 범죄를 방관하거나 일조했다고 추산했다.

이후 ‘N번방’ 채팅방 운영자들이 구속되었지만 ‘N번방’에서 유통한 성적 촬영물이 여전히 구글 검색 결과에 표시되고 있다는 것. 관련 촬영물과 개인정보가 삭제되지 않는 한, 추가 피해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생존자들이 온라인상 피해물을 삭제하기 위해 구글의 발빠른 조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밍 유 하 캠페인 국장은 “구글은 지난 1년간 문제 해결을 위해 몇 가지 시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국제앰네스티는 여성인권옹호자들의 요구를 재차 강조하며 구글에 삭제 신고 절차 간소화를 요청한다. 구글은 또한 비동의 성적 촬영물의 재유포를 막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시작해야 하며, 신고 내용을 검토할 때 생존자 중심의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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