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마치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늘에선 많은 비가 내렸다. 억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의 RM(29·본명 김남준)과 뷔(27·본명 김태형)가 국방의 의무를 위해 조용히 입소했다.

RM과 뷔는 11일 오후 소속사 하이브가 마련한 차량을 타고 충남 논산시 연무읍 육군훈련소 입영 심사대에 도착했다. 이들은 앞서 소속사가 공지한대로 별다른 인사 없이 조용히 차를 탄 채 훈련소에 들어갔다. 이들의 뒤를 따라 12일 오후 경기도 연천 열쇠신병교육소로 입소하는 지민과 정국, 현재 군복무 중인 진, 제이홉, 그리고 사회복무 중인 슈가를 태운 차량이 들어갔다.

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RM과 뷔의 입소를 배웅하기 위해 멤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과 제이홉, 슈가는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적잖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 두 사람의 입소 장면을 기다렸다. 입소하는 장병들과 가족이 오고 가는 중이라 입영 심사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앞서 소속사 하이브는 다른 입대 장병들과 가족들도 오는 훈련소가 복잡해질 것을 대비해 팬들에게 현장 방문을 하지 않길 부탁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현장 방문을 하지 말라는 당부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전달됐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날 현장에선 플래카드를 비롯해 BTS 팬을 확인할 수 있는 응원 도구는 발견할 수 없었다. 팬들은 한적한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조용히 상황을 지켜봤다.

뷔의 얼굴이 담긴 대형 버스가 입영 심사대 앞에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팬들은 크게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현장을 지켰다. 조용히 입대 현장을 바라보고 있던 팬들은 인터뷰 요청에도 최대한 말을 아꼈다. 앞선 공문 때문인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놀란 반응을 보이며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인도 출신으로 한국에서 지내고 있다는 H씨는 “배웅하고 싶은 마음에 현장을 찾았다”고 한 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인터뷰를 피했다. 태국에서 왔다는 두 명의 팬은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군대에 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짧게 말했다. 다른 세 명의 한국 팬 역시 “인터뷰 응대는 어렵다”면서 자리를 피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국 팬은 “오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고, 복잡한 상황을 생각하면 사실 오지 않는 게 맞다”며 “BTS가 군대에 가는 것이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고 본다. 팬으로서 오지 않는 게 맞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잘 다녀오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왔다. 건강히 잘 다녀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RM과 뷔를 비롯해 지민(28·본명 박지민)과 정국(26·본명 전정국)까지 12일 입소하면서 방탄소년단은 멤버 전원이 모두 ‘아미(ARMY)’가 된다. 방탄소년단은 2년 6개월이라는 다소 짧은 군백기(군대와 공백기 합성어)를 맞이하게 됐다. 맏형 진이 1992년 생이고, 막내 정국이 1997년생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2월 진(31·본명 김석진)은 멤버들 중 처음으로 입대해 현재 경기도 연천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 중이며, 제이홉(29·본명 정호석)은 지난 4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강원도 원주 제36보병사단 백호신병교육대대 조교로 복무하고 있다. 슈가(30·본명 민윤기)는 지난 9월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이다.

하이브는 2025년 완전체 결성을 희망하고 있다. 진은 내년 6월, 제이홉은 10월 전역을 앞두고 있다. 슈가는 2025년 6월 소집해제 된다.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 민간인 신분인 되는 것은 2025년 6월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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