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이정후(25)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는 미국발 보도가 나오면서 계약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등 미국 현지 대표적인 소식통은 13일(한국시간) 엑스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 달러에 입단 합의했다”며 “계약서에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자이언츠는 키움 히어로즈에 포스팅 수수료를 약 250억원 가량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자이언츠가 프랜차이즈 역사상 야수와 맺은 FA 계약 중 가장 큰 금액”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자이언츠는 2016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투수 자니 쿠에토와 1억3000만 달러(약 1575억원) FA 계약을 한 바 있으나 시즌 내내 부진하다 FA 먹튀 논란에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정후 영입에 대해 3가지 이유로 요약하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티드 “파워히터보다 컨택트 히터 강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근 몇 년 동안 FA시장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애런 저지를 놓치고 카를로스 코레아와의 계약이 지난 오프시즌에 결렬된 자이언츠는 지난주 오타니 쇼헤이가 라이벌 LA다저스에 입단하는 것을 지켜보는 쓰라린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칼 라스무센 일러스트레이티드 기자는 “자이언츠가 세 가지 외야 포지션 모두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믿을 수 있는 방망이와 함께 수준 높은 수비를 제공할 이정후를 영입하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이정후가 KBO에서 활약하는 동안 파워 히터라기보다는 콘택트 히터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2년에 세운 23개였고, 7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단 두 번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 디 애슬래틱 “MLB 자유계약선수 명단 16위 선정”

이정후는 지난 7시즌 동안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은 .340/.407/.491로 65홈런, 69도루 등을 기록하며 KBO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디 애슬레틱은 “2023시즌은 발목 골절로 인해 단축되었지만 여전히 6홈런 45타점을 기록하며 타율 0.318/.406/.455를 기록했다”며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최고의 MLB 자유계약선수 명단에서 16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카일 글레이저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자는 “이정후가 빠른 왼손잡이 스윙과 엘리트 수준의 눈썰미를 갖춘 모범적인 타자”라며 “투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일관성 있게 타석에 들어서며, 성숙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스트라이크 존을 통제한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좌타자와 우타자를 모두 상대하고 직구와 브레이킹볼 모두에 대해 일관된 콘택트를 한다”며 “MLB의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는 운동 능력과 배트 스피드를 갖추고 있으며, 적응만 하면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이언츠가 그를 영입한 것에 후한 점수를 보냈다.

◇ MLB 트레이드루머스 “수비 센스, 일본 요시다 다사타카보다 뛰어나”

미국 언론에서는 이정후의 높은 평균 타율과 출루율 등을 바탕으로 리드오프(주력이 빠른 타자) 외야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도 아직 25살로 어리기에 전성기가 남아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라 맥도날드 MLB 트레이드루머스 기자는 “이정후가 지난주 공식적으로 포스팅되기 전까지 자이언츠, 파드리스, 양키스, 메츠와 같은 구단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콘택트 오버 파워 선수였던 요시다 마사타카와 비교했다. 요시다 마사타카는 보스턴 렉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했는데,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정후가 요시다보다 우위에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수비 센스”라며 “요시다는 계약 전 좌익수 전용 선수로 여겨졌고 보스턴에서 수비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하며 지명타자로 기용되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야수로서 강점이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가 히어로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중견수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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