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샌프란시스코는 뚜렷한 색이 없다”

이정후에게 팬들의 특명이 떨어졌다. 메이저리그(ML) 샌프란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에게 팀의 확실한 색깔을 부여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MLB닷컴은 26일(한국시간) 빅리그 30개 구단 팬들의 연말 소원을 하나씩 꼽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의 소망으로 ‘이정후가 팀에 확실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부여하는 것’을 꼽으며 “이정후는 그동안 팀이 찾던 스타일의 경기력과 개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가 공격과 수비, 주루플레이에 능한 점을 들어 팀의 컬러를 개성있는 팀으로 만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내셔널 리그 23회 우승과 월드 시리즈 8회 우승을 달성했다. 2021시즌 종료 기준 통산 승률이 .536으로 30개 메이저리그 구단 중 뉴욕 양키스에 이어 통산 승률 2위다. 이런 뛰어난 수치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근 10년 간은 중위권에 계속 맴도는 어정쩡한 팀이 됐다. 팬들은 2012시즌 이후 9년 만인 2021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 정도다. 올해는 NL리그 4위로 마감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어느 곳에서도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배경을 놓고 보면 구단이 이정후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밥 멜빈 감독이 이정후를 “새로운 1번 타자 겸 주전 중견수”라고 말했다. 팀 컬러를 이정후로부터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에서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도 이정후의 입단식에서 “최근 MLB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타자를 선호한다. 우리 팀에도 그런 타자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에게는 상대 투수의 구종을 빨리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며 “이 기술은 무척 특별하다. 분명히 MLB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까지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했다. KBO리그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최고 타율을 자랑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역대 한국인 선수 포스팅 최고액이자 아시아 야수 최대 규모인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69억원)를 준 이유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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