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인=정다워기자] 김정호(삼성화재)는 대전에서의 봄 배구를 그린다.

삼성화재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는 이번시즌 팀의 고공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선수 중에서는 김정호가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경기당 평균 12.16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상위권에 올라 있고, 공격성공률도 51.99%로 준수하다. 여기에 리시브효율 41.43%로 공수에 걸쳐 제 몫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3라운드까지 13승5패를 기록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시즌 최하위의 반격이다.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트레이닝센터에서 본지와 만난 김정호는 “사실 우리가 이렇게 잘할 것이라 전혀 예상 못 했다. 개막하기 전 다들 우리를 약팀으로 평가했다. 우리도 예측하지 못했다”라면서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노력하고 있어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정호가 자기 역할을 잘해준다. 원래 내성적인 선수인데 최근에는 텐션도 끌어올리면서 팀 분위기를 끌고 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선수가 그렇게 스타일까지 바꾸면서 노력하는 것을 보면 감독으로서 고맙고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정호는 “원래 내 스타일은 조용히 형들의 리드를 따라간다. 지금은 옆에서 조금 더 이야기하고 도움이 되려고 한다. 우리가 강팀이 아니니까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하자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리더 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재미있게, 밝게 하기 위해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이야기할 때 동료들도 옆에서 잘 받아주고 소통하니까 좋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삼성화재의 가장 큰 변화는 ‘끈끈함’에서 시작된다. 이번시즌 삼성화재는 지고 있더라도 역전하는 힘이 생겼다. 부족했던 위닝 멘털리티를 회복한 모습이다.

김정호는 “지난시즌에는 팀이 조용한 느낌이었다. 지금은 의지가 커서 그런지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갔다. 이길 때의 기쁨을 알아서 이기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 같다. 역전승도 많아 더 재미있다. 전율을 느끼고 짜릿하기도 하다. 경기 중에 흥분되는 상황이 더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이번시즌 삼성화재 반등의 원동력은 단연 요스바니다. KB손해보험 시절 케이타를 경험했던 김정호는 “케이타는 젊고 강공을 즐기는 스타일이었다. 요스바니는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완급 조절을 정말 잘한다. 서브도 더 강하다. 옆에서 보면 몸 관리를 잘하고 책임감도 있다. 믿고 의지하게 된다. 어렵게 수비가 될 경우 요스바니가 하이볼을 잘 처리해주니까 확실히 분위기가 산다”라면서 “요스바니가 잘해주고 있으니 국내 선수가 조금 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 길은 멀다. 이제 겨우 절반이 지났을 뿐이다. 봄 배구에 가기 위해서는 전반기의 성적을 후반기까지 이어가야 한다.

김정호는 “순위는 높지만 밑의 팀들과 승점 차이가 크지 않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이 진짜 봄 배구로 갈 기회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다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호는 신인이었던 2017~2018시즌 삼성화재에서 봄 배구를 경험했다. 당시엔 원포인트 서버 정도의 존재감이었지만 지금은 팀의 에이스가 됐다.

김정호는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KB손해보험에서도 내 몫을 아예 하지 못해 후회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해도 형편없었다”라면서 “대전에서 봄 배구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번시즌 많은 팬 분들께서 응원해주신다. 열기가 정말 뜨겁다. 소름 끼칠 정도로 함성도 크다. 정말 많이 힘이 된다. 그분들을 위해 꼭 봄 배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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