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박준범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접수하는 황희찬(28·울버햄턴)이 절정의 컨디션으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다.

황희찬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울버햄턴과 재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주급도 팀 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팀에서 황희찬을 믿고 기대한다는 의미다. 맷 홉스 울버햄튼 스포츠 디렉터는 “황희찬은 구단을 위해 모든 걸 바쳐 왔다. 팬은 그가 경기장에서 행하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우리 팀과 잘 맞는다”고 밝혔다.

“책임감 느껴, 재계약 후회 없다”

황희찬은 EPL 3년 차를 맞았는데,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도 달성했다. 리그 20경기에서 나서 벌써 10골(3도움)을 넣었다. 득점 순위도 6위에 올라 있다.

최근 울버햄턴에서 만난 황희찬은 “재계약을 체결하기까지 고민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또 구단 수뇌부와 많은 이야기를 거쳤다. 스스로 책임감을 느낄 재계약”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아쉬워한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기에 이른바 ‘빅클럽’으로 이적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는 아스널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황희찬도 “그런 의견도 이해가 된다”면서 “아쉬워할 분도 있다. 아예 (이적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도 오랜 기간 고민하고 생각했다. 울버햄턴이라는 팀에 감사함을 느끼고 더 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부분이 있다. (재계약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진일보한 결정력 “최고의 리그 EPL서 득점, 자랑스럽다”

황희찬은 유효 슛 13개로 10골을 만들어 낸 극한의 효율이다. 전체 시도한 슛도 31개다. 단점으로 꼽히던 골 결정력이 상당히 보완된 모습이다. “결정력도 훈련을 통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연 황희찬은 “공격수에게는 침착함이 중요한데 올 시즌에는 마음이 편해진 것도 있고 운도 따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나의 득점뿐 아니라 팀의 골 넣는 과정이 상당히 좋다. 패스도 그렇고 팀 케미가 좋다”라며 비결을 동료에게 돌렸다.

황희찬은 독일, 오스트리아 무대를 거쳐 EPL에 입성했다. 직접 경험한 EPL을 최고의 리그라고 꼽는다. 그는 “솔직히 모든 것이 다르다. 최고의 리그다. 직접 뛰면 느낄 수 있다. 밖에서 보면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는데 경기장에 들어가면 압박도 다르고 선수도 부딪혀보면 다 세다. 선수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10골을 넣은 것에 있어) 자랑스럽다. EPL에서 득점하기 매우 어렵다. 수백억, 수천억을 받는 선수도 득점 못 해 다른 리그로 이적하는 곳이 EPL”이라고 뿌듯해 했다.

축구대표팀 선배 손흥민(32·토트넘)과 득점 경쟁도 흥밋거리다. 손흥민은 12골을 넣어 득점 2위다. 황희찬과 격차는 2골. 그는 “흥민이 형은 매년 골을 많이 넣는 선수다. ‘따라간다’라는 표현보다 개인적으로도 나와 팀을 위해서 득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나는 득점뿐 아니라 도움이나 연계 플레이 등 모든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흥민이 형은 계속 잘하고 있고 그런 점은 한국 선수로 모두가 뿌듯해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절정’의 컨디션으로 아시안컵 출격 “나도 기대”

황희찬은 잠시 팀을 떠난다. 아시안컵을 위해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960년 우승 이후 64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최대 한 달가량 빠지게 된다. “팀 경기를 빠지게 되는 건 당연히 아쉽다”고 말한 황희찬은 “대표팀도 아시안컵도 중요한 부분이다. 대표팀에 있으면서 단 한 경기도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본 적이 없다. 어떤 경기든 대회든 최선을 다해 왔다. 아시안컵은 특히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의지를 다졌다.

황희찬과 손흥민뿐 아니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이번 대표팀은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선수가 상당수다. 황희찬은 “너무 좋은 전력과 상황에 있는 건 사실이다. 오랫동안 발을 맞춰온 선수가 대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함께한 멤버가 지금까지 왔다. 정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자신감이 있기에 선수로 기대된다. 1~2경기를 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두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표팀에 와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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