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주변에서 김기동은 포항에(만) 적합한 지도자라고 여기더라. 새로운 팀에서도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명가 재건’을 그리는 FC서울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기동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취임 기자회견에서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은 지난해 K리그 유료 관중 집계 시대 ‘첫 40만 관중’ 역사를 썼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K리그1에서 4년 연속 파이널B(하위리그)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정식 감독 4명(황선홍 최용수 박진섭 안익수), 감독 대행 3명(이을용 김호영 김진규)이 거쳤지만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넉넉하지 않은 재정 여건에도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를 K리그1 준우승, FA컵 우승으로 이끄는 등 최근 5년간 발군의 지도력을 뽐냈다. 서울이 리그 사령탑 최고 수준 대우로 김 감독을 선택한 이유다.

다만 김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하는 대다수 축구인 및 관계자는 ‘서울 사령탑’ 성공 가능성을 절반으로 보고 있다. 서울처럼 큰 규모, 이른바 빅클럽은 감독의 전술, 지략 외에 다수 스타를 다루는 매니지먼트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항 원클럽맨’ 출신으로 누구보다 ‘스틸러스 문화’를 잘 아는 김 감독이 어린 선수를 키워내며 포항을 성공적으로 이끌 때와 비교해 또다른 에너지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포항에서는 (선수와) 가깝게 지내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울은 시간을 두고 선수끼리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하려고 한다”며 “선수와 수평적 관계로 편하게,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다가가 고충을 들어주겠다. 그러면 서로 믿음이 생기고 성적도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기동호’는 5일 소집해 새 시즌 대비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9일 1차 동계전지훈련지인 태국 후아힌으로 떠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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