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23)이 최상의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강인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툴루즈와 2023 트로페 데 샹피옹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PSG의 2-0 승리와 우승을 견인했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매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팀과 컵 대회인 쿠프 데 프랑스 챔피언이 맞대결하는 이벤트성 대회다. 무게감이 대단히 큰 것은 아니지만, 트로피가 걸린 만큼 놓칠 수 없는 대회다.

중요한 경기에 이강인은 어김없이 선발 출전했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머리와 함께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다. 나머지 두 선수가 수비에서 균형을 맞추는 가운데 이강인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전진했다. 주로 왼쪽에서 활동했지만 상황에 따라 2선, 혹은 1선까지 적극적으로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다.

이강인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킥오프 3분 만에 우스만 뎀벨레의 패스를 받아 간결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 내내 뛰어난 볼 소유 능력, 날카롭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돼 개인 트로피를 받았다. 팀의 절대적인 에이스이자 추가골을 넣은 킬리안 음바페가 아닌 이강인이 이 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최고의 전반기 마무리다. 이강인은 지난여름 PSG로 이적하며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았다. PSG는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랭킹 4위에 올라 있는 ‘메가 클럽’이다. 심지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뎀벨레, 란달 콜로 무아니,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찰로 하무스 등 공격수를 대거 영입했다. 잠재적 경쟁자가 많은 채로 PSG에 입성했다. 이강인이 주전 경쟁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기우였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사실상 주전으로 등극했다. 전반기 프랑스 리그1 1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교체 투입은 단 한 번도 없다. 부상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정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때를 제외하면 사실상 주전으로 뛰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다섯 경기에 출전했고, 그중 두 경기에서 베스트11에 들어갔다. 그리고 단판 승부로 끝나는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입지 굳히기에 성공했다.

이강인을 향한 엔리케 감독의 믿음은 대표팀 차출 연기에서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강인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원래 이날 대표팀 훈련 캠프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어야 한다. 대표팀은 3일 아부다비에 입성해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모든 클럽은 대회 개막 2주 전 선수를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아시안컵 개막일은 12일이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트로페 데 샹피옹 출전을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양해를 구했다. 이강인이 그만큼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다.

이강인은 PSG의 우승을 이끌어 좋은 기운을 갖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축구협회는 “이강인은 5일 오전 아부다비에 도착한다”고 했다. 대표팀 에이스인 이강인의 합류로 클린스만호는 완전체로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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