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 단 21회만 나온 진기록

WKBL, 2006년 스테파노바(러시아) 기록

현재까지 한국 선수 덩크슛 기록 없어

196㎝ 포워드 박지수 ‘도전’ 선언

[스포츠서울 | 아산=황혜정기자] “정규리그 때 진짜 덩크슛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지수’(26·KB스타즈)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충분히 기대감이 이는 발언이다.

한국 여자프로농구 ‘스타’ 박지수가 덩크슛 ‘도전’ 선언을 했다. 신장 196㎝로 현역 여자프로농구 최장신인 박지수는 연습만 된다면 충분히 덩크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신체조건을 갖췄다.

박지수는 지난 7일 천안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3쿼터 중반, 덩크슛을 시도했다. 링까진 터치했지만, 완전한 덩크슛은 아니었다. 그래도 시도 자체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경기 후 박지수는 “덩크슛 연습을 해보려고 했는데, 감기 기운 때문에 연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연습을 못 한 만큼 점프가 안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내가 한 건) 소위 ‘짭덩크’다. 완전한 덩크 성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해서 정규리그 땐 진짜 덩크슛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시도하려고 했으나, 구단 트레이너의 만류로 시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지수는 “덩크를 하면 손이 그물에 걸리면서 부상을 입는다. 부상 위험 때문에 트레이너가 금지 시켰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박지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열심히 덩크 연습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에선 정규리그에서 총 21회 덩크슛이 나왔다. 첫 덩크슛은 2002년 8월1일(한국시간)에 나왔다. 당시 WNBA 최고 스타 리사 레슬리(195㎝·LA스파크스)가 사상 첫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레슬리는 홈에서 열린 마이애미 솔과의 경기에서 노마크 속공 기회를 맞자 그대로 원핸드 덩크슛을 꽂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시 1997년 출범 이후 6시즌째를 맞는 WNBA에서 덩크슛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그 뒤로 올스타전과 플레이오프를 제외하고 정규리그에서만 20차례 덩크슛이 더 나왔다. 올스타전과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하면 33차례나 된다.

가장 최근 WNBA 정규리그에서 터진 덩크슛은 2022년 6월11일(한국시간) 핀란드 국적의 어왁 쿠이어(23·댈러스 윙스)가 시애틀 스톰과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넣은 슛이다. 198㎝로 박지수와 비슷한 신장을 가진 쿠이어는 이로써 역대 8번째로 WNBA에서 덩크슛을 성공시킨 선수가 됐다.

한국 여자프로농구(WKBL)에서도 덩크슛이 나온 적 있다. 지난 2006년, WKBL 출범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나왔다. 그러나 한국 선수는 아니었다. 당시 국민은행서 뛰던 외국인 센터 마리아 스테파노바(214㎝·러시아)가 WKBL 1호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스테파노바는 2006년 6월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신세계와 홈경기에서 3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덩크슛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양정옥의 볼을 빼앗은 스테파노바는 골밑으로 달려간 뒤 그대로 솟구쳐 덩크슛을 작렬시킨 뒤 링에 매달렸다. 기록원이 덩크슛이라고 인정했고, 장내 아나운서는 ‘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덩크슛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WNBA, WKBL 모두 농구 골대 높이는 10피트로(약 305㎝)로 남자 프로농구 규격과 같다. 박지수보다 키가 1㎝ 작은 레슬리도 성공했다. 박지수도 못 할 건 없다. 사실 할 수 있지만, 부상 위험으로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박지수는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이로 인해 WKBL이 부흥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각오다. 그 중 하나가 농구의 ‘꽃’이라 불리는 ‘덩크슛’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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