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선수로 시작해 코치,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았다. 이제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도전장’을 내민 신태용 감독은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지난 7일 ‘결전의 땅’ 카타르 도하에 입성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이란과 최종 평가전을 치르기도 했다. 결과는 0-5 완패였지만 신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생각보다 잘했다. 5골 중 3골은 우리 실수로 줬다. 긴장 많이 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방 압박을 통해 밀어붙였다. 스코어는 0-5지만 잘했다”면서 “이란 측에서 먼저 평가전을 요청했다. 이란전의 경험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부터 인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팀을 16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올려놨다.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24개국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두 번째로 낮다(인도네시아 146위, 홍콩 150위).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의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신 감독은 선수로 1996 아랍에미리트(UAE)대회를 경험했다. 2015 호주대회는 수석코치로, 해설위원으로 2019 UAE대회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선수, 코치, 감독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 최대한 만들어보려 한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강하고 좋은 팀이면 우승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가야 하고, 끌고 가야하는지 안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16강이다. 이후에 한 단계씩 위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토너먼트 경험이 많다. 나름대로 그 경험들을 살려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이야기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5일 이라크를 시작으로 베트남(19일), 일본(24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이 1위, 인도네시아가 조 2위를 차지하면 16강에 맞붙는다.

신 감독은 “사실 조 2위보다는 3위로 16강에 가는 게 더 좋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을 만나면 쉽지 않다.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 3위로 가는 게 더 수월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카잔의 기적’을 일군 감독이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이었던 신 감독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차군단’ 독일(당시 FIFA 랭킹 1위)을 잡는 역사를 썼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기적’을 재현하고자 한다. 신 감독은 “이변이 나올 수도 있다. 모 아니면 도다. 조별리그 1승1무1패를 생각하고 있다. 베트남은 무조건 잡고, 이라크는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한다. 일본은 솔직히 차원이 다르다. 쉽지 않겠지만 괴롭힐 구상은 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 ‘자신을 믿어라’, ‘실수를 두려워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축구는 발로 하는 종목이다. 실수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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