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팀을 이끌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잡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의 산뜻한 출발이다.

경기 초반은 고전했다. 바레인의 거친 파울과 밀집 수비 등에 막혔다. 바레인에는 경고를 아끼고, 한국에 옐로카드를 무려 5장이나 준 마 닝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38분 황인범(즈베즈다)의 선제골로 기선제압했다. 후반 6분 만에 알 하샤시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황금 왼발’ 이강인(PSG)이 후반 11분과 25분 연속포를 가동하면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선수 전체를 불러모았다. 하나의 원으로 동그랗게 모인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은 한동안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밟은 선수를 비롯해 벤치에 있던 선수들 모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에게 ‘어떤 말을 했냐’고 묻자 “별 이야기는 안했다”면서 “우리끼리 단단하게 뭉쳐야 하는 건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

오른쪽과 왼쪽을 오가며 그라운드를 누빈 설영우에게 정확한 멘트를 들을 수 있었다. 설영우는 “흥민이 형께서 ‘예상했던 대로 힘든 경기를 했다. 동점골을 내준 후 조급할 수 있었지만 역전골이 빨리 나왔다.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다’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재성도 같은 말을 전했다 그는 “흥민이가 따로 선수단을 모아 놓고, 수고했다고 했다. 다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점차 더 좋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가장 까다롭고 부담스러웠던 첫 단추를 잘 끼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이다.

조규성은 이런 부분이 대표팀의 ‘분위기’를 만든다고 했다. 그 “흥민이 형이 선수들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당연히 큰 힘이 된다. 첫 경기 때 다들 고생했던 걸 아니까 위로와, 앞으로 더 잘 준비하자는 격려의 말을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부상으로 현지 훈련서 줄곧 제외됐던 황희찬이 지난 17일 복귀했다. 2차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다.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중인 김진수는 18일 축구화를 신고 재활에 나섰다. 현지 입성 후 단 한 차례도 ‘완전체’로 훈련한 적이 없는 클린스만호지만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 하에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