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천재 골프 소녀’ 명성을 회복했다. 말그대로 화려한 재기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하나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의 여왕’에 등극했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4개월여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디아 고는 “홈에서 회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우승해 너무 기쁘다. 이번 우승으로 더 좋은 기회를 얻게된 건 매우 기분좋은 일이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우승은 의미가 크다. 우선 LPGA투어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LPGA투어 통산 15번째 20승 돌파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까지 1점을 남겨뒀다. 일반대회에서 우승하면 1점을 쌓을 수 있는데,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25점을 따냈다. 이제 시즌 시작이어서 올해 어떤 대회에서든 1승을 추가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할 자격이 된다.

더불어 올해 신설된 대회에서 우승해 ‘초대 우승자’ 타이틀도 품에 안았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가까이 다가섰다. 바로 문 앞”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안된다”는 말로 명예의 전당 헌액 자격을 갖추는 것에 올해를 걸겠다는 각오를 대신했다.

결혼 후 첫 승이기도 하다.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12월 현대가(家)로 시집갔다. 2022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를 석권한 터라 결혼 후 심리적 안정감을 더해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난해 20차례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톱10에 들었을 뿐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상금랭킹 90위, CME 글로벌포인트 100위, 평균타수 61위로 슬럼프에 가까운 시즌을 치렀다. 세계랭킹 1위 경쟁에서도 크게 밀려나 12위까지 떨어졌다.

절치부심한 그는 이시우 코치와 손잡고 재기를 준비했다. “지난 2주간 열심히 준비한 결실이 우승이어서 기쁘다”고 환하게 웃은 이유이기도 하다.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은 리디아 고가 회원인 곳이다. 집도 이곳에 있다. 심리적 안정감에 부단한 노력을 더해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영리하고 정교한 숏게임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입회를 목표로 내건 리디아 고는 개막전 우승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한국인 중에는 유해란이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양희영은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1오버파 289타 공동 22위에 머물렀다. 전인지도 2타를 잃어 최하위권인 공동 30위(7오버파 295타)로 밀려났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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