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지난 31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의 드라마 같은 승부가 가져온 ‘나비 효과’를 크게 반겼다.

한국은 사우디와의 드라마같은 승부 끝에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0-1로 조기 탈락 위기에 놓인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천금같은 헤더 동점골이 터졌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는데 1-1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벼랑 끝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현우가 사우디의 3~4번째 키커를 돌려세우면서 4-2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 조별리그 3경기서 한국은 도를 넘는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조규성과 조현우, 이기제, 설영우 등 특정 선수를 향한 비난을 넘어선 인신 공격 등이 그들을 쏘아댔다. 이에 손흥민은 “선수들을 흔들지 말아달라. 보호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돌입한 녹아웃 스테이지, ‘비난의 화살’을 받던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설영우의 헤더 도움에 이은 조규성의 동점골과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승리’라는 결과를 챙겨야 하는 16강에서 이들이 영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손흥민은 이제부터 ‘하나’로 더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1일 오후 회복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과정이다.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응원을 받음으로써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한 발, 두 발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사우디전이 정말 좋은 예시였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하루하루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또 많은 팬들을 웃게 해드리려고 노력한다. 그런 부분들을 조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결승까지 2주도 남지 않았는데, 우리 모두가 한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독께서 말한 것처럼 비판은 대회가 끝나고 해주셨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우디전 승리가 가져다 준 긍정 효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손흥민은 “우리가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선수들뿐 아니라 모든 분이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사우디전으로 인해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지고, 단단해졌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다. 사우디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한국은 2월3일 오전 12시30분 호주와 8강에서 격돌한다.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은 “중요한 건 그날에 젖어있지 않고, 다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앞으로 해야 할 숙제다.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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