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살인자가 된 최우식과 그를 쫓는 손석구. ‘추앙’을 부르는 두 배우가 만났다. 이들은 “원작의 팬들도 분명 만족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은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 등 장르물에서 호평을 받은 이창희 PD와 2019년 경기 시나리오 기획 개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다민 작가가 만났다. 우발적 살인 후 죽인 사람이 악랄한 범죄자라는 것을 깨달은 이탕 역은 배우 최우식이, 비범한 아우라의 형사 장난감 역은 배우 손석구가 맡아 극을 이끌어 간다. 여기에 흉폭한 성격의 전직 형사 송촌의 이희준이 힘을 더한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볼룸에서 ‘살인자ㅇ난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자로서 패기를 건드리는 작품이었다는 이창희 PD는 “원작의 훌륭한 만화적 표현들을 어떻게 영상화 시킬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고 욕심이 생겼다”고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했다는 이 PD는 “만화와 현실의 간극을 줄이려고 했지만 각색의 대부분은 인물의 목적성과 전체 작품의 톤앤매너, 주제의식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더 잘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은 매순간 딜레마에 빠지는 이탕의 변화를 집요하게 쫓으며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심리묘사가 압권인 원작의 매력은 증폭시키고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해 K-스릴러를 완성했다고.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역시 이창희 PD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손석구는 “과거에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PD님이 누군데 이렇게 작품을 만들지?’ 했다. PD님을 뵙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 ‘기생충’ ‘마녀’,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등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연기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최우식이 ‘살인자ㅇ난감’으로 강렬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최우식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악랄한 범죄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서서히 변모하는 이탕의 서사를 다이내믹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최우식은 “배우로서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고, 왠지 잘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뛰어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어쩌다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이탕 역할에 대해 “첫 살인은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지만 캐릭터가 성장해 가면서 나중에는 스스로 악인을 찾아다니면서 감정 변화가 일어난다. 그 부분에 초점을 뒀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PD는 이탕 역으로 최우식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원래 팬이기도 했지만, 최우식이라면 살인자라도 따뜻함이 있는 느낌이어서 시청자들도 더 몰입하실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덧붙였다.

최우식은 “‘거인’, ‘기생충’ 등 성장하는 캐릭터를 많이 한 거 같다. 눈치를 많이 봐서 그런지 얼굴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후반부에는 이탕의 외모도 많이 바뀐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손석구는 이탕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장난감 형사의 수많은 딜레마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손석구는 장난감 캐릭터에 대해 ”악을 처단하고자 하는 욕망이 굉장히 강한 인물로 평범한 형사는 아니다. 만화적 상상력도 많이 가미된 인물”이라며 “선과 악 사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부터 ‘나의 해방일지’ ‘범죄도시2’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손석구는 전작인 드라마 ‘카지노’에서도 형사 역을 맡아 이번엔 어떻게 다른 형사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이 모인다. 이에 이희준은 “이번 형사가 특히 더 섹시하다. 수염과 풍선껌이 정말 섹시하다”고 강조해 기대를 모았다.

이 PD는 손석구에 대해 “처음 만나자마자 깜짝 놀랐다. 가치관과 태도가 비슷했다.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침이 없었다 각색이 막힐 때마다 손석구에게 직접 대사를 써달라고 하기도 했다”며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가 저를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드라마 ‘마우스’ ‘푸른 바다의 전설’, 영화 ‘오! 문희’ ‘남산의 부장들’ ‘미쓰백’ ‘1987’, 연극 ‘그때도 오늘’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켜 왔던 이희준은 송촌 역을 맡아 힘을 더한다. 송촌은 전직 형사 출신으로 나 홀로 이탕의 행방을 추적하며 극에 또 다른 긴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50대인 송촌을 연기하기 위해 매일 2시간 분장을 했다는 이희준은 “손석구가 연기하는 섹시한 형사 역할을 제안할 줄 알았는데 송촌을 제안하셔서 부담도 되면서 흥분됐다”며 “영화 ‘남산의 부장들’ 때도 그랬지만 스스로 의아한 역할을 제안받을 때 배우는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황야’에 이어 ‘살인자ㅇ난감’로 또 한 번 넷플릭스와 손잡은 이희준은 “미리 찍어 놓은게 7개 작품이 있다. 코로나19로 공개가 되지 못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보여드리게 되어 기분 좋다. 2년동안 정성껏 싼 선물을 애인에게 선물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만 골라 살인을 저지르는 이탕의 이야기는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살인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이 PD는 “진짜 나쁜 사람들을 살인으로 응징하는 이탕이란 존재를 통해 통쾌하지만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진 않는다”며 “발칙한 상상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오락물로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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