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강인과 쿠보는 2001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을 나란히 스페인에서 보내 선의의 경쟁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성인이 된 지금도 두 선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이라는 빅클럽의 일원이 되어 주전급으로 뛰고 있고, 쿠보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에이스 구실을 하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강인과 쿠보는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던 만큼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희비가 엇갈렸다. 이강인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연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라운드 2경기, 총 5경기를 치르며 거의 교체 없이 뛰는데 경기력 자체가 화려하다.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3득점에 찬스 메이킹 부문에서도 17회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동료의 골 결정력이 따라줬다면 어시스트 선두권에 올라 있을 게 분명하다.

팀 성적도 좋다. 한국은 지난 3일 호주를 잡고 4강에 진출했다. 이제 딱 한 걸음만 더 가면 결승이다.

반면 쿠보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 겨우 한 골을 넣는 데 그쳤고, 경기력도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16강, 8강전 두 경기에서도 일본에서 기대하는 만큼은 아니었다.

대회 전 쿠보는 “아시안컵이 리그 중에 개최되는 것은 유감이다. 레알 소시에다드가 나에게 돈을 주는 팀임에는 분명하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토너먼트에는 참가할 의무가 있다. 강제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는데, 결국 어수선한 분위기대로 성적이 나오고 말았다.

게다가 일본은 3일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쿠보는 후반전 내내 자취를 감췄고, 팀을 패배에서 구하지 못했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쿠보의 시장 가치는 6000만유로(약 867억원)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다. 반면 이강인의 시장 가치는 2200만유로(약 318억원)에 불과하다. 쿠보와는 거의 세 배 차이다.

아시안컵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시장 가치 평가에 오류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괴리가 크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 중 하나다. 이번시즌 파리생제르맹에서도 무난하게 적응해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쿠보에 저 정도로 밀릴 명확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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