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야구를 넘어 스포츠계 ‘만고의 진리’가 있다. 다치면 모든 것이 무소용이라는 점이다. ‘도루묵’이다. 몸 관리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비시즌이 중요하다.

KBO 10개 구단 모두 스프링캠프를 2월1일에 시작한다. 캠프도 ‘트렌드’가 있다. 최근 여러 팀이 많은 훈련을 테마로 잡는다.

자연스럽게 감독과 코치들은 몸을 잘 만들어서 오기를 바란다. 언제부턴가 ‘필수’가 됐다. 시즌 끝난 후 체지방 등 데이터를 측정하고, 캠프 직전 테스트를 한 구단도 있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SSG 이숭용 감독은 “몸이 안 된 선수들은 돌려보내려고 했다. 선수들이 너무 잘 만들어 왔더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경우 캠프 초반인 11일부터 실전에 들어갔다.

이를 잘 소화하려면 비시즌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 실제로 선수들은 비활동 기간에도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단체 훈련은 불가능하지만, 개인으로는 할 수 있다. 몇몇 선수들은 자비를 들여 일찍 해외로 나간다. LG 김현수의 경우 캠프 출국장에서 살이 쏙 빠진 모습으로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해야 하니까 하고, 필요하니까 한다. 시즌 성적에 연봉이 걸려 있다. 잘하기만 하면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도 오를 수 있다. 스프링캠프가 1년 농사를 좌우한다면, 비시즌은 스프링캠프를 좌우하는 셈이다.

그래도 매년 캠프에서 부상자는 나온다. 최근 LG에서 2년차 김범석이 다쳤다. 16일 복사근 부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캠프 중도 하차다.

LG가 애지중지하는 유망주다.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우타자. 매력적이다. 지난해 1군에서도 10경기를 소화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문제는 몸이다. 정확히는 ‘살’이다. 감량이 안 됐다. 지난해 KBO 홈페이지 공식 프로필상 95㎏였다. 2024년 버전이 나왔는데 110㎏다. 15㎏가 불었다. 근육량이 늘었을 수도 있다. 문제는 한눈에 봐도 ‘비대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캠프 출발 당시 김범석은 “살 빼라는 소리가 스트레스는 아니다. 틀린 말도 아니지 않나. 감독님, 코치님이 원하시고, 선배님들도 같은 말을 한다. 팬들도 원한다. 감독님께서 ‘부상 때문에라도 감량해야 한다’고 하셨다.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실이 따라주지 않았다. 근육 부상은 나도 모르게 온다. 몸의 회전력이 필수인 야구선수에게 옆구리 부상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대신 무수히 많은 선수가 당하는 부상은 또 아니다.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선수 개인에게도 아쉬울 부분이지만, 팀으로 봐도 큰 손실이다.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간다는 것은 새 시즌 1군에서 쓸 선수라는 뜻이다. 실제로 LG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래서 실망도 크다.

모든 선수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선수 개개인에게 맞는 몸 상태가 있다. 이를 찾고,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리그는 다르지만, 스즈키 이치로는 빅 리그에서 뛴 19년 동안 몸무게 79㎏에 집착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는 의미다. 부진해서 출전하지 못한 적은 있어도, 아파서 못 뛴 적은 거의 없다. 심지어 51세가 된 현재도 현역 당시와 별 차이가 없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지 않아야 실력도 보여줄 수 있다. 그 어떤 재능이라도 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기본 중의 기본은 몸 관리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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