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JTBC ‘끝내주는 해결사’의 여주인공 이지아의 어색한 서민연기가 드라마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 이지아는 극중 대형로펌 며느리였다가 모든 걸 잃고 난 뒤, 이혼 전문 해결사가 되면서 복수를 꿈꾸는 사라를 맡았다. 극
단적 상류층에서 평범한 계층으로 추락한 가운데, 서민의 감성을 표현할 때 감정이 지나치게 튀고, 어색한 느낌이 감돈다. 드라마의 재미와 무관하게 이지아의 연기가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이지아의 삶은 평범함과 거리가 있다. 10대 때부터 미국에서 지냈고, 한국의 초대형 톱스타 서태지와 결혼과 이혼을 경험했다. 2010년 무렵 온라인 신상털기가 한창 유행일 때 조금도 행적이 나오지 않아 ‘이지아 외계인설’이 나올 정도로 자신의 종적을 감추기 바빴다.
배우들이 흔히 겪는 무명시절도 없었다. 2004년 통신사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해 2007년 MBC ‘태왕사신기’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데뷔와 동시에 스타반열에 올랐고, 그때부턴 서민의 삶과 동떨어졌다. 이후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사실상 이지아의 능력이 검증된 건 신비주의를 활용한 상류층 여인이었던 SBS ‘펜트하우스’(2022) 뿐이다.
‘끝내주는 해결사’에선 평범함을 모르는 이지아의 약점이 도드라지고 있다. 초반부 대형 로펌 차희원(나영희 분)의 며느리로서는 제법 어울렸지만, 남편 노율성(오민석 분)과 시어머니의 배신 이후 감옥까지 다녀온 후 이혼 전문 해결사가 된 뒤론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함만 감돈다.
2회까지 판타지 요소가 강했다면, 3회부터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데 캐릭터 설계부터 오차를 보였다.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내는 대목이나, 어색한 걸음걸이, 과도한 액션과 어울리지 않는 표정 등 몰입을 깨는 부분이 많다. 다른 인물을 비롯해 드라마의 톤에 맞지 않게 떠있다. 적절한 절제가 필요한 인물인데 전반적으로 과잉연기를 펼치고 있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현실감을 살린 동기준 역의 강기영과 손장미 역의 김선영이 극의 무게를 정확하게 잡아줌에도 이지아의 튀는 액션 때문에 그릇이 넘친다. 시청자에게 쾌감을 안기는 ‘끝내주는 해결사’의 스토리와 별개로 이지아의 연기력 자체가 흠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카메라 화질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예전과는 너무 다른 얼굴이다. 이 때문인지 주요 포인트에서는 표정 변화가 없다. 시청자들도 이를 아는 듯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편하다는 반응을 올리고 있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종합편성 기준)를 오가고 있다. 요즘 드라마 시장을 생각하면 부족한 수치는 아니지만, 경쟁이 없는 유일한 수목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일 수 있다.
실력 있는 배우들이 흔히 하는 말이 타인에 대한 관찰이다. 시청자들의 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인물은 연극적으로 소화가 가능하지만, 사라처럼 현실적인 인물은 주위 사람들을 철저히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리얼리티가 얼마나 담겨 있냐가 핵심인데, 이를 채우는 것이 평소 숨 쉬듯 이어지는 관찰이라는 의미다. 3~6회까지 이지아의 연기력만 놓고 보면 주위에 대한 관찰이 부재하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극 중 사라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물이다. 수감생활을 하는 중에 싸우는 법도 배웠다. 액션신이 적지 않은데 그 부분에서 어정쩡한 면이 보인다”라며 “붕붕 날아다니는 캐릭터다 보니 현실 연기를 할 때도 떠 있다. 연출적인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엿보인다”라고 평했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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